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26)은 여전히 불안했다. 반면 팀의 막강 셋업맨 오승환(34)은 평소처럼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로젠탈 대신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를 맡아야 한다는 미국 현지 언론의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오승환은 21일(한국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팀이 3-2로 앞선 7회말 2사 1루에서 선발 하이메 가르시아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1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3번째 홀드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을 1.77에서 1.70으로 떨어트렸다.
오승환은 3-2 리드를 9회말 마무리 로젠탈에게 넘겼다. 최근 2경기에서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4실점으로 부진했던 로젠탈은 이날 역시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주는 등 고전했지만 힘겹게 실점 없이 막아 13세이브째를 따냈다. 세인트루이스는 3-2 승리로 5연패를 끊었다.
미국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이날 ‘세인트루이스 불펜에 변화를 줄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현재 마무리 로젠탈의 저조한 기록을 꼬집었다. 올 시즌 로젠탈은 20일까지 26경기에서 2승2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은 1.91로 10이닝 이상 소화한 팀 투수 가운데 가장 높다.
팬그래프닷컴은 로젠탈의 세부 기록 중 22이닝 동안 19개의 볼넷을 허용한 것을 지적했다. 매체는 “로젠탈의 볼넷 비율은 17.9%(106타자)”라며 “21이닝 이상 소화한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 163명 중 가장 높고, 역대 25위에 해당할 만큼 높은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또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 0.412, 타자 스윙율 8.60% 등을 언급했다.
이 사이트는 로젠탈의 대체 자원으로 “오승환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오승환이 압박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점점 중요한 상황에 등판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gmLI(경기 중요도)라는 통계가 있는데 1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상황에 등판했다는 의미이고, 높으면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는 뜻이다. 올해 로젠탈의 gmLI은 1.60이다. 팬그래프닷컴은 “오승환은 현재 0.95인데 최근 30경기에서는 1.05를 기록했고, 2주 동안 1.47까지 올라갔다”고 높아진 팀 내 비중을 소개했다.
그럼에도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로젠탈을 향한 신뢰를 나타냈다. 매서니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전히 우리 팀 마무리는 로젠탈”이라며 “공은 나쁘지 않고, 로젠탈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추신수(34ㆍ텍사스)는 이날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홈 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상대팀 김현수(28ㆍ볼티모어)는 3-4로 뒤진 9회초 조이 리카드 타석에서 대타로 나갔지만 좌익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경기는 4회말 터진 추신수의 역전 2타점 결승타에 힘입어 텍사스가 4-3으로 이겼다.
강정호(29ㆍ피츠버그)는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상대 왼손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에게 꽁꽁 묶여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이대호(34ㆍ시애틀)는 디트로이트전에 7-7로 맞선 8회초 2사 1루에서 대타로 나가 2루수 땅볼에 그쳤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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