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박유천(30)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들이 경찰 조사에서 모두 “강제성이 있었다”며 성폭행 사실을 주장했다.
박씨의 성폭행 피소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2번째 고소인 조사를 끝으로 고소 여성 4명에 대한 1차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경찰에 “박씨가 제압 과정에서 화장실 손잡이를 잡고 못 나가게 막았다”며 “강압으로 맺은 성관계가 맞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여성은 박씨가 두 손으로 어깨를 잡고 강제로 바닥에 꿇어 앉혔다는 주장도 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들이 모두 유흥업소 종업원이라 고객이었던 박씨를 상대로 최대한 저항하려고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앞서 15일 첫 고소인 A(24)씨 조사를 시작으로 17일 3,4번째 고소인을 잇따라 불러 피해 사실을 청취했다. 고소인 조사를 마무리한 경찰은 유흥업소 동석자 등 참고인 조사를 계속한 뒤 이르면 이번 주말 박씨를 소환할 계획이다.
또 전날 박씨 측이 A씨와 그의 남자친구, ‘사촌오빠’라고 알려진 조직폭력배 황모(34)씨를 무고ㆍ공갈 혐의로 맞고소한 만큼 세 사람에 대한 소환 일정도 조율 중이다. 강남서 관계자는 “의혹 당사자인 박씨의 진술이 중요한 점을 감안해 참고인 및 무고 피소 관련자들 조사는 최대한 서두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날 백창주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상대로 고소 무마 대가로 실제 A씨 측의 합의금 요구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백씨는 조사 당시 황씨와 소속사 관계자 사이 대화가 담긴 녹취 파일을 증거로 경찰에 제출했다. 이 파일에는 황씨가 소속사 측에 고소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정황 등 박씨 측 주장을 뒷받침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임을 고려해 성폭행 혐의는 물론, 무고나 성매매, 부당한 합의 요구 등 제기된 모든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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