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네이처리퍼블릭 中 진출 관련
金 측 “사업상 거래”… 금전 성격 의문
정운호(51ㆍ구속)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3년 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53)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1억원대의 금전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 위원장 측은 “사업상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전거래의 성격과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정 대표와 김 위원장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2013년쯤 네이처리퍼블릭은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의 컨설팅업체와 중국 현지 컨설팅업체를 연결해 주고 중국 당국의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내용이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인 김 위원장은 주로 중국에 체류하면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어 현지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중국 진출 사업은 김 위원장과 한ㆍ중 컨설팅업체 등 3자 주도로 추진됐는데, 정 대표 측은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에게 1억여원을 송금했다.
김 위원장의 측근인 A씨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네이처리퍼블릭 임원으로 일하는 김 위원장의 고향 후배가 한ㆍ중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해 돕기로 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 정 대표는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1억여원의 성격에 대해 김 위원장 측은 “김 위원장 몫이 아니라 네이처리퍼블릭의 중국 진출이 성사될 경우, 중국 현지 컨설팅업체에 지불해야 할 비용을 잠시 맡아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이 돈의 대부분은 다시 정 대표 측에 반환됐다는 게 김 위원장 측의 설명이다. A씨는 “김 위원장과 중국 컨설팅업체가 사용한 경비 2,000만원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2014년 8월쯤 다시 정 대표 측에 송금했다”며 “금전거래를 두고 어떤 문제도 삼지 않기로 정 대표 측과 합의서도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고, 김 위원장이 취한 경제적 이득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대표가 사업 확장과 수사 무마 등을 위해 전방위적인 로비를 해 온 것에 비춰 거액의 금전거래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정 대표와 김 위원장 사이의 금전거래에 대해 “현재로선 수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4ㆍ13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24일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해 국민통합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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