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힘겨루기로 원유 생산량 동결 합의가 무산되며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거래소에서 장 초반 한때 6.6%까지 떨어진 배럴당 37.70달러에 거래됐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장중 6% 이상 급락했다.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모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총 18개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 동결에 합의하는 데 실패한 영향이 컸다. 사우디는 회의에서 이란을 포함한 모든 OPEC 회원국이 동결 합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은 회의 전날 돌연 참석을 취소했다. 올 1월 서방의 경제 제재에서 해제된 이란은 원유 시장 점유율 확보와 경기 부양을 위해 산유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사우디는 이란이 산유량을 동결하지 않으면 합의에 동참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했고, 결국 합의는 성사되지 못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원유 애널리스트 아비세크 데쉬판데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수일 내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로 폭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손지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유국이 원유 감산에 합의한다는 시나리오는 불가능하다”며 “장기 저유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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