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제38대 임금 원성왕은 국토의 중앙 지점을 알아보기 위해 보폭이 같고 걸음을 잘 걷는 장정 두 사람을 뽑아 통일신라의 영토 남북 끝 지점에서 동시에 출발을 시켰다. 북쪽 경계가 대동강이었기에 이들이 만난 곳이 바로 중원 땅 충주였다고 한다. 두 사람이 만난 지점에 탑을 세웠으니 이 탑이 바로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탑평리에 있는 국보 제6호 충주탑평리칠층석탑이다. 정식 명칭보다는 원성왕의 설화로 인해 중앙탑(中央塔)으로 더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토의 정 중앙점은 다른 곳이다. 헌법상 우리나라 영토의 개념이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인 관계로 북쪽 끝은 함경북도 온성군 유포면, 남쪽 끝은 제주특별자치도 남제주군 마라도, 서쪽 끝은 평안북도 용천군 마안도, 동쪽 끝은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가 그 기준이 된다. 이를 토대로 세운 정 중앙점은 그 위치가 강원도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 배꼽마을로, 정 중앙 좌표와 함께 배꼽 모형물이 세워져 있다. 충주를 국토의 중앙으로 알고 있던 시대는 이제 까마득한 옛 얘기가 되었고 한반도가 완전한 통일한국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현재의 정 중앙점이 진정으로 인정 받을 것 같다.
왕태석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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