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and English (문화와 영어)-
Zero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Tennis, badminton, table tennis, squash 게임은 시작할 때 양측이 0점에서 시작한다며 Love All이라고 한다. 숫자 0의 어원은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왔다고 한다. 오늘날 영어에서는 숫자 0을 zero라고 부른다. 각 분야마다 부르는 호칭이 달라 null, naught, nought, love, cipher, duck, nil, nada, zilch, zip, O(=oh), aught, ought 등이 있다.
Zero는 과학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데 이를 말로 명확히 표현할 방법이 없어 엉뚱한 단어와 명칭이 쓰인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영어에서 숫자 0이 알파벳 O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숫자를 적을 때 0위에 사선 긋기(slashed zero)를 하는 사람이 많다. Cipher도 zero의 뜻이고 숫자 0의 의미를 갖는다. 아랍어 sifr로 전해지고 나중에 이태리어를 거쳐 zefiro로 변하는 과정을 거친 zero는 영어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에서도 쓰인다. 스페인어에서는 cifra로 시작해서 cifre로 변했고 지금의 cipher가 됐다. 이는 현대 영문학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라켓으로 하는 경기에서 zero 대신 love가 쓰인 배경을 두고 말이 많은데 프랑스어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프랑스어로 egg(달걀)를 의미하는 l’ouef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tennis 단어가 프랑스어 tenez(=receive)에서 왔음을 고려한다면 이 설이 가장 타당하다. 네덜란드어 iets voor lof doen(말로만 칭찬하는 공치사)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경기 시작 전 서로 싸우지 말고 love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라는 뜻에서 이 단어가 zero대신 쓰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17세기에 쓰이던 ‘play for love’(좋아서 하는 경기)라는 말과 ‘neither for love nor for money’(사랑이나 돈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닌)를 참조했을 때 순수한 의미에서 하는 경기에 이 용어가 쓰였을 수도 있다. 경기가 시작할 때 양측 모두 현재 득점 0이라는 뜻에서 Love All이 Zero All보다는 듣기에 좋다. 직역하면 ‘모두 사랑하라’, ‘서로 사랑하라’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양쪽 모두 0점에서 시작한다’는 뜻이다.
Tennis에서 점수를 딸 때마다 1, 2, 3이 아닌 15, 30, 45 로 표기하는 법에도 배경이 있다. 중세에 테니스를 할 때 경기장에는 시계 모양의 점수판이 있었다. 이를 네 등분으로 나눠 60이 되면 4점 득점이 되고 game over되는 방식으로 쓰였다. 45는 나중에 40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프랑스에서는 0을 프랑스식 명칭을 쓰지 않고 영어 zero라고 부르는 점이다.
영어에서 무(無)를 얘기할 때 nothing이라고 말하는 것도 숫자 0이라는 의미의 naught, nought에서 파생됐다. 이와 반대 개념으로 모두(All, any)의 뜻을 위해 첫 글자 n을 뺀 aught, ought로 쓰이게 됐다. 권총 모델이 30-06인 경우thirty-aught-six로 부르기도 한다. 전화 번호나 집 번지수 등에서는 zero대신 oh로 부른다. 혼동의 염려가 있을 때는 zero라고 부를 수도 있다. 숫자야말로 나라별로 분야별로 명칭이 달라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