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셋방에서 사는 40대 자동차 정비공이 고향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3,000만원을 희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충북 괴산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송한영(45)씨가 학교에 찾아와 현금 3,000만원을 기탁했다. 작업복 차림으로 불쑥 나타난 송씨는 “가정이 어렵고 심성이 고운 학생들을 위해 썼으면 좋겠다”며 돈을 내놓았다. 그는 “지인에게 빌려줬다가 받지 못해 못 받을 돈으로 알고 지냈는데 최근 지인이 일부를 갚았다”며 “갑자기 어려운 환경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고향 후배들이 생각났다”고 기탁 사유를 전했다. 그는 “주위에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뒤 10여분 만에 학교를 떠났다.
송씨의 갑작스런 방문에 놀란 학교측은 그의 어려운 사연을 듣고 다시 한 번 놀랐다. 괴산군 소수면에서 태어난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자동차 정비를 배웠다. 현재 청주시 흥덕구의 한 자동차정비소에서 도색일을 하면서 월셋방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송씨의 선행은 학교 측이 장학회를 구성하기 위해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괴산고 조성문 교감은 “송씨가 알리지 말라고 했지만 장학회 논의 과정에서 어려운 고향 후배를 생각하는 깊은 마음을 공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송씨에게도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괴산고는 송씨의 이름을 따 ‘송한영장학회’를 설립,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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