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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산하 기관은 낙하산 혈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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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산하 기관은 낙하산 혈투장?

입력
2016.09.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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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임기 만료 뒤 5자리 중 1자리, 6개월 이상 공백.. “낙하산간 치열한 경쟁 탓”

실제 단체장 21명 중 15명, 임원 포함해도 30%가 낙하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19일 홈페이지에 이사장 공모 계획을 공고했다. 6월초 김한욱 이사장 임기가 만료된 지 3개월여 만이다. 앞서 JDC는 김 이사장 임기 만료 직후 1차 이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했고, 총선에 출마했던 여당 후보, 지역 정치인, 지역 언론사 사주 등 9명이 지원했다. 하지만 임원추천위원회는 후보 내정설 논란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7월말 적격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국토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재공모를 차일피일 미루던 JDC는 추석 연휴가 끝난 이날에서야 재공모 절차에 나선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5개월째 사장 자리가 공석이다. 최계운 전 사장이 임기를 6개월이나 남긴 5월초 돌연 사임한 후, 후임 인선이 차일피일 미뤄진 탓이다. 1차 공모에선 4대강 사업에 공을 세운 국토교통부 퇴직관료 등이 자리를 넘봤으나 4ㆍ13 총선에서 낙마한 ‘정피아’(정치인+마피아)를 위한 자리라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다 후보 3명이 모두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벽을 넘지 못했다. 현재 2차 공모에서 최종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지난 총선에서 낙마한 이노근 전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국토부 산하기관의 기관장을 비롯한 임원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신규 임원 선임이 늦어지면서 교체 임원 5자리 중 1자리는 6개월 이상 공백이 이어졌을 정도다. 국토부 안팎에서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낙하산 인사들 간의 물밑 경쟁과 여론 눈치보기의 결과”라는 해석들이 나온다. 실제 산하기관 임원 10자리 중 3자리는 낙하산 인사가 차지하고 있다.

윤영일 국민의당 국회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23곳 산하기관은 현 정부가 들어서기 시작한 2013년 2월부터 올 8월까지 기관장을 포함한 이사, 감사 등 임원 73명을 교체했다. 이 중 20명(27.4%)만 1개월 내 후임자가 선임됐고, 나머지는 1개월 이상 공백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1~2개월 10명 ▦2~6개월 28명 ▦6개월~1년 9명 ▦1년 이상 6명이었다. 교체임원 자리의 절반 이상(43명ㆍ59%)을 2개월 이상 공석으로 방치한 것이다. 윤 의원은 “낙하산 출신들이 선거출마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다시 이를 메우기 위한 권력 실세들간 힘겨루기로 인해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 산하기관은 낙하산 인사들이 거의 점령하고 있다. 현재 사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K-Water와 JDC를 제외한 21곳 산하기관 중 15곳에 낙하산 인사가 기관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해도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전 국토부 교통정책실장),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전 국토부 기획조정실장),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전 국토부 교통정책실장),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전 공군참모총장) 등 관료 출신이 수장 자리를 꿰찼다. 감사와 이사까지 포함할 경우 낙하산 임원은 8월말 현재 총 72명으로, 전체 임원(239명)의 30.1%를 차지한다. 윤 의원은 “국토부 산하 기관들은 사회기반시설(SOC) 등 공공발주 물량을 갖고 있어, 낙하산 인사들을 통해 해당 기관과 주무부처간 유착 가능성이 유난히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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