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장 확장 어떻게
기존 활주로 남쪽 착륙 전용으로
“남풍 불 때 착륙 안전성 문제”
새 활주로는 북쪽 착륙에 활용
2021년 착공…2026년에 개항
철도지선ㆍ고속도 연결로 신설 등
건설비 38억弗 넘을 가능성 높고
소음 피해ㆍ북쪽 산 걸림돌 여전
공항공사ㆍ정부 비용분담 문제도
“기존 공항(김해공항) 옆에 신공항이 들어서는 것이다.””(이번 확장을 통해) 90% 새로운 공항으로 탄생하게 된다.”
정부는 21일 영남권 신공항 계획을 접고 그 대안으로 김해공장 확장 카드를 꺼내 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 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접근 교통망도 개선해 영남권을 대표하는 지역 거점 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우선 김해공항 내에 3.2킬로미터(km) 길이의 활주로가 신설된다. 새 활주로가 신설되면 김해공항은 군 활주로를 포함해 기존 2본의 활주로가 3본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토부는 기존 활주로는 남쪽에서 착륙하는 비행기가 전용으로 사용하고 새로운 활주로는 이륙하거나 북쪽에서 착륙하는 비행기가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남풍이 불 때 김해공항 북쪽에서 착륙하는 부분에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새로운 활주로에 비행기가 잘못 접근하는 문제만 해소하면 안전문제는 해결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2,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선터미널을 신축하는 한편 기존 터미널은 국내선 전용(1,000만명)으로 활용키로 했다. 연간 3,800만명 규모로 시설을 확충해 장래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4년 국토부는 영남권 항공 수요가 오는 2030년 3,46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접근 교통망도 확충한다. 동대구~김해공항을 환승 없이 직통으로 연결하는 철도 지선을 신설하는 한편 대구~부산 고속도로 및 남해 제2고속 지선에서 국제선터미널로 직결되는 7km 길이의 연결도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에서 김해공항을 가기 위해서는 부산 구포역으로 이동해, 구포에서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야 했다.
ADPi 측은 이같이 신규 활주로를 건립하고 제반 시선을 갖추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총 38억달러(약 4조4,000억원)로 추산했다. 다만 슈발리에 ADPi 수석엔지니어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밀양이나 가덕도에 비해 보상비가 크게 줄어들지만 공항 자체가 연약지반이고 새로운 활주로를 만드는 것이어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며 건설 비용을 추산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해공항 운영주체인 한국공항공사와 정부가 해당 확장 비용을 어떤 식으로 분담하느냐 여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이런 김해공장 확장안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우선 김해공항의 소음피해와 북쪽 장애물이라는 태생적 걸림돌 때문에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과거 국토부와 부산시 등이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6차례에 걸쳐 용역을 진행했으나 모두 소음피해 문제나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어려움 탓에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음 피해 가구도 일부 있기 때문에 주변지역 주민들을 지속적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를 신청한 후 내년 중 기본계획, 설계 수립 등의 과정을 거쳐 2021년에는 착공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공항의 예상 개항 시점은 2026년이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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