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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40달러 다시 붕괴... 되살아나는 ‘저유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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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40달러 다시 붕괴... 되살아나는 ‘저유가 공포’

입력
2016.04.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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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량 동결 합의 실패

“배럴당 30달러까지 추락” 전망도

세계 에너지기업 줄도산 우려

신흥국 등 허리띠 졸라매면

한국, 수출 산업에도 직격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8개 주요 석유 생산국가의 산유량 동결 합의 무산으로 세계 경제가 또 다시 ‘저유가의 공포’에 휩싸였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요가 하락한 가운데 공급 과잉 비관론까지 가세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30달러까지 곤두박질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 기업의 줄도산은 물론, 신흥국 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 수출부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1월 20일 배럴당 26.5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2일에는 42.17달러까지 치솟았다.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합의 기대가 작용한 결과였다. 그러나 합의 실패 소식이 전해지면서 40달러 선은 또 다시 붕괴됐다. 18일 NYMEX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WTI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장중 최대 6.8%까지 떨어졌다가 오전 1시 배럴당 38.49달러(전 거래일보다 4.6% 하락)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라는 양대 요인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어 국제유가 급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투자은행인 삭소은행은 “산유량 동결 합의 실패가 국제유가를 다시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국제유가가 다시 폭락세로 돌아서게 됐다”고 내다봤다.

저유가 장기화로 세계 경제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당장 우려되는 건 에너지기업의 줄도산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 들어 46개 기업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으며 그 금액만 500억 달러(57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16일 밝혔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이들 중 절반이 에너지 업종이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원자재 수요 감소로 에너지 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파산을 선언한 것이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로열더치쉘, 엑손모빌, 셰브런 등 대형 영국ㆍ미국 석유업체들은 직원 1만명을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국 경제 타격도 불가피하다.

대외 수출에서 신흥국 비중이 58.2%에 달하고, 조선, 정유, 석유화학 등 유가 변동에 민감한 업종을 주력 산업으로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도 저유가는 직격탄이다. 신흥국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우 수출이 지난해 1월부터 사상 최장 기간인 15개월째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가파른 ‘수출 절벽’이 찾아올 수 있다. 저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이미 2% 중반대까지 떨어진 올해 성장률 전망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저유가 장기화로 국내 수출 부진이 당장 해소되기 힘들고, 소비와 투자 심리 역시 위축될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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