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국토부 신공항 연구서
활주로 확장·신설 방안 등 나와
신공항 대안으로 꾸준히 제시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논란이 10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해공항 확장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밀양이냐 가덕도냐의 양자택일 속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킨 계기는 2009년 5월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타당성 연구용역이다. ‘활주로 2개의 길이가 각각 3,200m, 2,743m로 짧아 260석 이하의 항공기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김해공항의 수용성 문제가 제기되자, 국토연구원은 300석 이상 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길이 3,800m, 폭 60m 이상으로 확장하거나, 기존 활주로에서 시계 방향으로 30도 정도 틀어 교차 활주로 2개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방안도 소음피해 권역이 확장되고, 활주로 공간확보 문제 시 야기될 수 있는 ▦남해고속국도 지하화 ▦주변 산의 대규모 절취 ▦군사부문 이전 문제 등의 논란을 불렀고, 이 논란은 이후에도 동남권 신공항의 대안으로 김해공항 확장이 거론될 때마다 제기됐다. 신공항 건설이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서 출발했는데, 다시 확장론을 꺼내는 것도 모순이라는 반발도 거셌다.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백지화된 신공항 건설 계획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후보의 공약으로 부활하고 다시 지난한 지역 선정 논란이 이어질 때마다 김해공항 확장론도 함께 등장했다. 활주로 마련 방안은 기존 국토연구원의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민ㆍ군 겸용으로 분할 활용 중인 공항의 군사부문은 여수공항 쪽으로 이전 등의 대안이 제시됐다.
무엇보다 김해공항 확장론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탁월한 경제성 때문이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서북-동남 방향의 활주로를 건설하면 7,000억~8,000억원으로도 2039년까지 수요 증가를 소화하는데 문제가 없고 소음 피해도 증가 규모도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김해공항을 확장할 방법은 검토할 생각조차 않고 굳이 예산 낭비와 환경 파괴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새로 건설하는 길밖에 없는 것처럼 여론을 오도했다”고 꼬집었다. 김해공항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군기지 이전만으로도 문제 해결이 된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제기돼 왔다.
인천공항 경쟁력 약화와 국내외 항공사들의 노선 분담 등의 부담 해소를 위해서도 신공항 건설보다는 김해공항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항공운송은 교통량이 집중될수록 연결성이 증대돼 환승여객 확보에 유리한데 국토가 작은 우리나라의 경우 제1관문에 국제선을 집중해야 한다”며 “신공항은 인천공항 경쟁력 약화는 물론 국내외 항공사들도 두개의 거점을 중심으로 노선을 분산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