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권위손상·예의부재 등 잦아 유엔이 정한 「세계 가정의 해」를 맞아 건강한 가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TV드라마에서는 여전히 가장의 권위손상, 부부간의 예의부재, 파행적 결혼풍조사례등이 흥미본위로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는 지난 1∼ 3월초까지 TV 3사의 시트콤을 제외한 드라마 전부(개편드라마 포함 총 38편)를 대상으로 편성·내용·간접광고·선전 사례등을 조사한 「TV 드라마 현황분석 보고서」를 통해 건강한 가정상 정립에 역행하는 사례를 골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가장의 권위를 아내와 자녀들이 부정하는 가장권위손상 사례와 가장역할 부재가 드라마에서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방영중인 MBC 「서울의 달」에서는 장영감(이대근 분)이 부인(나문희 분) 앞에서 지나치리 만큼 움츠리는 왜소한 가장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KBS 2TV 「남자는 외로워」는 장순자(강부자 분) 집안의 세 남자(아버지와 두 아들)를 모두 채신이 없거나 무기력한 성격으로 설정해 가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능한 방송국 PD인 부인을 「모시고」 사는 희화적 인물인 큰 아들(민욱 분)은 새로운 가장상을 제시하기는 커녕 남자의 역할과 음성등을 왜곡시켜 중성적인 인물로 묘사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부부를 포함해 가족간의 예의부재 사례도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아내가 남편을 습관적으로 힐책하는 말로 『시끄러, 호랑이가 물어갈 화상아…』(「서울의 달」)라는등의 천한 표현이 자주 쓰이는가 하면, MBC 「한지붕 세가족」에서 신세대부부인 진우·미애는 학교친구 정도의 대화수준 밖에 되지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또 이미 종영된 SBS 「결혼」을 비롯, KBS 2TV 드라마 게임 「행복이라는 이름의 전쟁」(1월23일 방영), 「밥을 태우는 여자」등에선 파행적 결혼풍조나 성역할 왜곡등의 사례가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음성적으로 정규드라마 방송중에 상품이나 상호를 내보내는 간접광고도 보편화 돼 MBC 「우리들의 천국」(1월7일) 「마지막 승부」(1월3일) 「자매들」(1월27일), KBS 「당신이 그리워질 때」(1월21일) 「일요일은 참으세요」 「밥을 태우는 여자」, SBS 「일과 사랑」(1월29일)등에서 이같은 사례가 지적됐다.【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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