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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시민이다 이동의 자유를 달라" 성난 항의시위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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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시민이다 이동의 자유를 달라" 성난 항의시위 잇달아

입력
2001.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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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보장해 달라.”절규에 가까운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서울시 전역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공동대표 박경석ㆍ朴敬石ㆍ41) 소속 회원 수십명은 최근 광화문에서 휠체어 시위를 벌인데 이어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 입구에서 구호를 외치며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휠체어 군단은 늘 메아리 없는 구호만 남기고 밀려나곤 한다.

장애인들의 불만은지극히 현실적이다. 63빌딩에 모였던 박 대표 일행의 경우 마치 정글을 헤치고 나가듯 횡단보도의 턱을 넘고, 숱한 계단을 거쳐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 도착했으나 역무원들로부터 "우리 역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으니 다른 역으로 가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편의시설을 갖춘곳도 불편하고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동대문구 전농동에 사는 정만훈(34ㆍ뇌성마비장애1급)씨는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를 탈 때마다 역무원의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귀찮아 하는 경우가 많아 혼자서 탄다”며 "그러다보니 리프트가 중간쯤에서 갑자기 멈춰 앞으로 떨어질 뻔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17일 서울시에따르면 263개 지하철역 중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76개역(167대), 에스컬레이터는 131개역(791대), 휠체어 리프트는 128개역(440대),수평자동보도는 5개역(16대)이다.

그러나 5,000만원대의 휠체어리프트는 고장이 잦아 정작 장애인들에겐 목숨을 걸고 타야 하는 공포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리프트는 수동식 휠체어 위주로 제작된 반면 장애인들은 외출시 전기를 이용하는 전동스쿠터를 애용하기 때문.

그래서 장애인 단체들은 지하철모든 역사에 위험한 휠체어 리프트 대신 엘리베이터를 확대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하철뿐만이 아니다.장애인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앓아 휠체어를 의지하는 강현정(22ㆍ중랑구 중화동)씨.

뒤늦게 노들장애인야학에 다니는 그녀는 한동안 매일 매일이악몽과 같았다. 학교에 가기 위해 밖으로 나서면 곳곳이 횡단보도턱으로 막혀 있었고, 시내버스를타려는 시도는 ‘미친 X’으로 취급받았다. 이제는 야학에서 제공하는 차량편을 이용하지만 한동안 서울시 당국의 무책임함에 분노했다.

장애인 단체는시내버스에 장애인용 수직리프트를 장착하고,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는 저상버스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여전히 예산타령이다.

시는 현재 장애인 밀집지역인 상계동, 신내동 등의 관공서와 복지관 등을 도는 무료장애인용 셔틀버스 10대를 하루 2~3회(토ㆍ일요일 제외) 운영하고있을 뿐이다

육교와 지하도도장애물이긴 마찬가지. 서울에는 육교가 240여개, 지하건널목이 70여개에 이르지만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한 보조시설은 거의 전무하다.

장애인 연대회의박씨는 "당국에서 장애인을 시민으로 보지않고 장애인 도와주는 것을 공무원의 임무로 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공포의 지하철 리프트나 거의 이용안하는 장애인 셔틀버스 10대가 장애인 정책의 현주소"라고 분개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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