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코너를 통해 진짜 새 가족을 찾은 강아지들이 생겨 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입양을 간 강아지들은 없나, 또 입양을 가면 잘 살까 궁금해하시는 독자들도 계실 텐데요. 앞으로 ‘가족이 되어주세요’에서는 소개됐던 강아지가 입양을 간 경우 새 가정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함께 소개할 예정입니다.
“지금도 이 녀석이 계속 놀아달라고 하네요. 데려오길 정말 잘했습니다. 너무 예뻐요.”
지난 4월에 소개됐던 요크셔테리어 토토를 기억하시나요. (기사보기 ▶ 산기슭 헤매던 강아지, 달력모델 변신) 토토는 산에 버려졌다가 등산을 하러 온 사람에게 구조가 됐는데요, 당시 털이 길고 뭉쳐서 요크셔인지 알아볼 수 조차 없었고 방광염에 슬개골 탈구까지 겹쳐진 상태였지요. 1년여 간 동물자유연대에서 지내다가 지난 13일 드디어 경기 오산시 전선희님의 가정으로 입양을 가게 됐습니다.
전씨는 2010년 요크셔테리어인 구돌이가 14세로 수명을 다해서 죽은 다음 강아지를 선뜻 키우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지원하고, 신경 써야 할 게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는데요. 4월에 가족을 찾는다는 뉴스를 본 후 마음 속에서 토토를 지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계속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거리며 ‘토토가 잘 지내고 있나, 입양은 됐나’ 확인을 하던 중 3개월간의 고민 끝에 입양을 결심하게 됐다고 해요. 전 씨는 “남양주에 동물보호센터에 갔을 때도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데리고 오니 그냥 봤을 때보다 애교도 너무 많고 잘 지내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강아지가 아니라 이미 성견이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되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보호소에서 잘 지낸 덕분인지 배변도 쉽게 가리고 있고요. 한번 버려졌던 기억이 있는 탓인지 오히려 예전 구돌이보다 눈치가 더 빠르다고 합니다. 처음에 왔을 때는 소파 밑에 들어가고 약간 소심했지만 며칠 지나니 완벽 적응해서 짖기도 하고, 인형 가지고 놀자고 조르기도 하고, 또 외출 할 때 “잠깐 있어”라고 하면 바로 뒤돌아서 방으로 들어가 버릴 정도 입니다.
전 씨는 “다른 사람이 집에 방문하거나, 외출했을 때도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짖기도 하는데 오히려 토토가 이제 자기 집으로,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기쁘다”고 하네요.
토토의 입양을 위해서는 통과해야 할 절차도 모두 거쳤습니다. 입양 계기, 반려동물과 같이 산 경험의 유무, 가족동의 등의 내용을 제출하고 이후 다시 ‘전화면접’을 봤습니다. 다음으로는 실제 보호소를 방문했고요, 1주일이 지난 후 보호소 직원들이 토토가 살 공간을 확인 한 후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토토는 다행히 빨리 적응했지만 강아지를 입양하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더 부지런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토토가 주는 즐거움이 훨씬 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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