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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사드, 병문졸속(兵聞拙速)을 기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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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사드, 병문졸속(兵聞拙速)을 기억하길

입력
2016.08.1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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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작전 편에 ‘병문졸속(兵聞拙速), 미도교지구야(未睹巧之久也)’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말은 ‘서투르더라도 속전(速戰)을 하라는 말은 들었어도, 정교하게 승리하기 위해 오래 끈다는(持久戰)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뜻으로 오래 끌어서는 국가에 실리를 가져다 줄수 없다는 지적이다. 흔히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졸속’이란 표현이 이 구절에서 유래된 것이다. 손자는 경우에 따라 ‘졸속’도 감수해야 할 때가 있다고 역설한다.

사드 배치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손자병법의 이 구절을 상기했으면 한다. 최근 우리 사회 일각의 국론분열 양상과 더욱이 중국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행태를 보면 이미 결정된 바에야 사드 배치를 서두르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응 태도를 볼 때, 그동안 우리 국민 일부가 품고 있던 중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교정할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와 일부 네티즌의 과격한 발언으로 자초한 측면이 있고, 그 행태가 대국답지 않았다. 중국 관영 CCTV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하여 환구시보 등이 쏟아낸 폭언을 보면 중국이 주변국으로부터 인정받는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는 한국의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각 부문에 위험을 초래하고, 가장 먼저 타격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노골적인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또 대구 치맥페스티벌에 참가하려던 중국 대표단 규모를 줄인다든지, 한류 문화 콘텐츠 수입을 방해하는 등의 경제적 보복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한류스타들의 팬 미팅이나 계획된 공연을 돌연 취소하거나 연기시키고 출연을 중지시키는 등 양국의 대중문화 교류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 혹시 중국이 본격적인 공세에 앞서 여론전, 심리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갈 정도다.

사드 배치문제는 국민의 안위와 국가안보에 대한 주권적 사항으로서 중국의 간섭이나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중국은 사드를 반대하기 이전에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제어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대책이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상황이 왜 이 지경에 왔는지 반성하지 않고, 시대착오적인 대국논리에 매달리며 주권 침해적 언동을 계속한다면 중국이 가장 중히 여기는 대의명분과 체면을 스스로 손상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혹시 남중국해를 둘러싼 주변국 및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계산으로 한반도에서 분란을 부추기는 것이라면, 한반도 평화정착에 있어 중국의 역할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해 중국 입장에서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중국의 최근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중 양국은 전략적협력동반자로서 박근혜 정부 들어 확대 심화하고 있는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사드 문제는 한중관계 발전의 큰 흐름 속에서 작은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극복 못 할 사안이 아니다.

군사정책 결정을 졸속, 졸속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졸속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용할 경우도 있다. 정당한 사드 배치를 서둘러 배치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과 한미동맹에 유리하고 한중관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성주 내 제3의 장소를 물색하는 등은 괜한 시간만 낭비하는 불필요한 노력이 아닌가.

장광일 동양대 국방과학기술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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