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점 치닫는 미사일 개발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지난 40여년간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실제 ICBM에 성공했다면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에 이어 6번째 ICBM 보유국이 된다. 북한은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시작으로 점차 수준을 끌어올려 현재는 중ㆍ장거리탄도미사일은 물론, 탄도미사일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까지 성공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1950년대 말 주한미군의 한반도 전술핵 배치에 대응하기 위해 소련에 스커드미사일의 공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자체 개발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 한창이던 이집트에 군대를 파병해주고 그 대가로 사거리 300㎞ 스커드-B 미사일을 도입했다. 이후 스커드미사일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개발에 나서 1980년대에는 스커드-B 개량형, 스커드-C 시험발사에 성공해 한반도 남쪽지역을 사정거리에 두게 됐다.
김일성 주석 사망 전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좌를 쥐게 된 1990년대 이후 북한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상당한 수준의 미사일 능력을 확보했다. 1993년 주일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300㎞ 노동 1호를 발사했고 1998년에는 사거리 2,500㎞에 달하는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했다. 이어 북한은 2006년 사거리 6,700㎞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했으나 곧바로 추락했다. 2009년과 2012년에도 인공위성으로 가장한 대포동 계열 장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끝에 2012년 12월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2010년대 북한은 3대 전략 핵전력 중 전략 폭격기를 제외한 ICBM과 SLBM 기술 완성에 바짝 다가섰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은하 3호 보다 탑재 중량과 엔진 추진 능력이 발전한 장거리미사일 광명성호를 발사해 우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 5월에는 사거리 5,000㎞ 추정의 화성12형을 발사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지난해 8월에는 고체연료 기반의 SLBM 북극성 시험발사에 성공해 SLBM의 위협을 현재화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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