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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안정이냐 도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입력
2017.10.1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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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도저히 적성에 안 맞아서 회사 못 다니겠다. 나 퇴사할 거야.”라고 말하면 주위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야, 아서라, 요즘 현실이 어느 때인데 배부른 소리 하고 있어.” “나 현실을 직시했어. 안정적으로 영원히 회사에 껌 딱지처럼 붙어있을 거야.”라고 말하면 주위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야, 아서라. 인생 한 번뿐인데 욜로(YOLO) 몰라? You Only Live Once! 지금 도전하라구.”

아니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도전한다고 하면 말리고 안정적으로 산다고 하면 또 말리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끝이 없다. 왜냐하면 ‘내’ 기준이 아닌 ‘남’의 기준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안정’이냐 ‘도전’이냐 남의 말을 듣기 전에 먼저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나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니 더욱 남의 말에 흔들리게 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것은 내가 직접 경험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경험치가 많이 쌓을수록 나만의 기준을 찾는 것도 점점 쉬워진다.

퇴사를 희망하는 직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확하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한 쪽은 지금까지 회사 생활이 너무 답답하고 배우는 게 없이 소모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성장하고 더 배우고 싶어서 퇴사 후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 크다.

다른 쪽은 정반대이다. 이 분들도 똑같이 퇴사를 하고 싶은데 그 이유가 더 성장하고 배우고 싶은 게 아니라 오히려 안정적이고 여유롭게 살고 싶어서란다. 그런데 프리랜서처럼 불안정하게 살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회사만 다닐 수도 없을 것 같다. 당장 퇴사할 마음은 없지만 장기적인 안정성을 위해 뭐라도 알아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도전‘이냐 ’안정‘이냐 하는 선택이 아니다. 그 무엇을 하든지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실력‘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실력이 없으면 당연히 도전하기 어렵고, 반대로 지금 회사에서의 안정을 추구하더라도 조직에 의존하느라 장기적인 안정성이 약화된다.

실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회사 안에서 습득하는 것과 회사 밖에서 습득하는 것이다. 여기서 대원칙은 처음에는 회사 안에서 습득할 것들을 최대한 많이 모은 후, 언젠가 회사를 나가게 될 때 써먹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나만의 퇴사 타이밍이 있다면 퇴사 이후 먹고 살만한 것들을 지금의 직무와 연결시켜 준비해야 한다. 어쨌든 지금의 직무와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회사를 더 오래 다닌다고 퇴사 이후가 수월한 것도 아니요, 퇴사를 빨리 한다고 해서 꼭 불리한 것도 아닌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개인과 회사 간의 직무 연결성이다. 즉 내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과 지금 하고 있는 일 사이의 연결성이 얼마나 높은가 하는 점이다. 회사에 있으면서 개인의 적성과 실력에 맞는 직무 경험을 쌓는다면 나중에 퇴사를 해도 직무 연결성이 높을 것이고, 반대로 아무리 대기업과 공무원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더라도 내게 맞지 않는 일, 예컨대 단순 행정업무나 관료조직을 위한 보고서 작업 등만을 수행한다면 나중에 그 역량으로 활용할 만한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회사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고 향후에 내게 필요한 역량을 정의하여 지금의 회사에서 최대한 습득하는 것, 그렇게 점점 나만의 기준을 확립해 가는 것이 우리 직장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인식의 전환인 것 같다.

긴 연휴가 끝나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가? 안정이든 도전이든 다음 단계로 기꺼이 걸어가자.

장수한 퇴사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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