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난민 수용 ‘충무계획’
北 붕괴 때 비상통치 ‘고당계획’
북한 지역 주도적 관리에 초점
한국 정부는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충무계획’과 ‘고당계획’ 등을 수립해 두고 있다. 한미 연합 군사적 대응에 이어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북한 지역을 관리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으나 실제 사태가 발생해서 미군과 중국군이 개입하면 의미가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충무계획은 난민 수용 대책인 ‘충무 3300’과 북한 통치 계획인 ‘충무 9000’의 두 가지 플랜이 있다. 충무 3300 계획은 북한으로부터 대규모 난민이 밀려 내려올 경우에 대비한 계획으로, 최대 20만명 규모의 수용시설을 각 시도에 운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계획은 ▦북한 내 쿠테나 또는 대량탈북 ▦북한의 핵무기 통제력 상실 ▦한미 특수부대 투입 등의 한반도 급변 사태를 대비한 작전계획 5029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충무3300은 한미합동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무 9000 계획은 북한 내부에서 급변 사태가 발생하면 우리 정부가 비상통치기구인 ‘자유화행정본부’를 설치하고, 남측의 통일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아 행정 전반을 관할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미군이나 중국군이 개입하는 상황은 가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작계 5029는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한 한미 간 계획에다 중국군 개입까지 상정하고 있지만 충무계획은 주변국의 한반도 상황에 대한 개입 수준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해방 직후 좌우합작 정부 수립에 투신했던 조만식 선생의 호를 딴 고당계획도 운용되고 있다. 북한 정권 붕괴 시 비상통치 방안으로, 북한 지역을 황해와 평안 남ㆍ북, 함경 남ㆍ북의 5개도로 분할해 5명의 차관급 관리자를 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북한이 기존 5개도 외에 자강도와 양강도를 분리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고당계획’이라는 명칭마저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북한 사회의 변화에 따라 2010년쯤 이른바 ‘홍익계획’을 새로 마련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북한 지역 통치를 위한 부처별 임무가 담겨있다. 또 북한 난민 관리를 위해 ‘임시 집결-군 난민보호소 이송-정부 난민수용소 이송’의 3단계 방안을 포함하는 등 비교적 상세한 계획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외에 북한 곳곳에 있는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 동상 처리에 관한 계획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합동참모본부와 통일부, 문화재청 등 관계부처 사이에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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