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두둔ㆍ야당 대표에 야유 등
아베 정권에 위험 요인으로 지적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장관 및 부총리의 입 방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학스캔들과 재무성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논란 등으로 야당으로부터 총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내각 2인자인 아소 장관의 잦은 실언이 현 정권의 위험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아소 장관은 16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자민당 의원들과의 모임에서 “보기에도 싫은 (북한) 비행기가 싱가포르까지 무사히 날아가는 것을 기대하지만 도중에 떨어져 버린다면 말도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의 노후화에 대한 우려를 밝힌 언급이다. 그러나 북한을 비꼰 말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라 북일 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베 내각 입장에서도 대화 상대인 조롱하는 듯한 언급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아소 장관 언급이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데까지 왔다”고 진전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솔하다는 비판을 부를 것 같다”고 전했다.
아소 장관의 구설은 여러 차례 반복돼 왔다. 지난 15일 국무회의 이후 회견을 통해 “재무장관으로서도 개인으로서 성희롱을 인정했다고 생각해도 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개인적으로는 성희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 발언을 뒤집은 것으로,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재무성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 것이다.
이에 앞서 아소 장관은 지난 4일 성희롱 논란으로 사임한 후쿠다 준이치(福田純一) 전 재무성 사무차관과 관련해 “성희롱이란 죄는 없다. 살인이나 강제추행죄와는 다르다”고 밝혔고, 지난달 25일 후쿠다 전 차관의 사임을 발표하면서도 “(후쿠다 전 차관이) 함정에 빠져 당했다는 의견도 많다”고 해 가해자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부추겼다.
아소 장관은 또 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서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공동대표가 질의 하는 도중 자리에 앉아 “자기가 말하고 싶은 거야, 이 사람은”이라고 야유해 눈총을 받았다. 이에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은 16일 브리핑에서 “재무성의 관방장을 통해 아소 장관에게 발언을 주의해 달라고 전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아소 장관의 구설에도 아베 총리는 그를 안고 가겠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리로선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선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당내 두 번째 파벌을 이끌고 있는 아소 장관의 역할이 필요하고, 아소 장관이 사퇴할 경우 정부에 대한 비판이 고스란히 자신을 향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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