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제조업 취업 12만여명 감소
반도체 호황은 일자리 창출 적어
2028년 학령인구 130만명 줄어
교육서비스업도 8개월째 감소세
최저임금 여파 도ㆍ소매업도 급감
청소 등 단순노무 月3000명 퇴출
일자리 감소 ‘구조적 요인’ 기인
당분간 고용 부진 지속될 가능성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10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일자리 증가를 방해하는 구조적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경기 둔화, 인구 감소,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구조적 3중고’로 꼽으며 당분간 고용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제기된다.
1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최근 고용 쇼크의 배경에는 제조업 취업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2월(1만4,000명)과 3월(1만5,000명)에는 1만명대를 기록했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4월(-6만8,000명), 5월(-7만9,000명), 6월(-12만6,000명) 등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구조조정 여파가 있었던 자동차, 조선 분야를 제외하고도 의복제조업, 기타제품제조업(간판, 광고물) 등 제조업 전반에서 취업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선행지표인 제조업 생산 부진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 2월(-7.8%)과 3월(-4.3%)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4월(0.6%)과 5월(0.8%)엔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증가폭이 미미해 고용 개선까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고용 창출 효과가 적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도 국내 일자리 여건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제조업 고용은 수출 경기와 직결되는데 올해 상반기 수출 주력품목 13개 중 반도체, 컴퓨터 등 6개 품목만 수출이 증가하고, 철강, 자동차 등 7개 품목은 감소했다”면서 “수출 실적 양극화가 심해 제조업에서 고용이 크게 개선되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인구 변화는 정부도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 구조적 요인이다. 올해 824만2,000명인 학령인구(6~21세)가 10년 뒤인 2028년에는 693만3,000명으로 130만명가량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인구 변화는 수요 측면에서도 고용을 위축시키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교육서비스업 취업자 감소가 대표적이다.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는 지난해 11월(-2,000명)부터 올 6월(-10만7,000명)까지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최근 3개월은 10만명 내외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으로 다른 산업 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학령인구는 잠재적 주택 구입자이기 때문에 이 계층 인구가 줄면 건설산업이 부진해지면서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도 부인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많은 업종에서 취업자가 꾸준히 줄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 근거다. 도매 및 소매업은 지난해 12월(-7,000명)부터 올 6월(-3만1,000명)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소부, 경비원, 가사도우미 등이 포함된 단순노무종사자 취업자 수도 지난 6개월 간 월평균 3,000명가량 줄어들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연쇄적인 고용 위축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높이 올랐다고 여기는 사용자들이 내년에도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 예상하면서 올 하반기에도 고용을 쉽사리 늘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