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리스트 로봇 등장 기대 커져
엔비디아 피지컬AI 오픈소스 공개
휴머노이드 호환성·보급화에 중점
제조공장·의료현장 로봇 활용 가속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18일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GTC 2024’에 참석해 디즈니,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해 만든 차세대 로봇 '블루'를 소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시점이 인공지능(AI) 발달 가속화로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고 있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선 그간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티핑 포인트'로 여겨졌던 피지컬(물리적) AI와 함께 로봇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어떤 일을 시켜도 해내는 '제너럴리스트 로봇'이 인간 세상에서 활약할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이 행사에서 차세대 피지컬 AI 개발을 지원하는 오픈소스 데이터세트를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개발자들이 로봇이 인간의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미 사람처럼 말하고 창의적 답변까지 내놓는 생성형 AI에 비해 로봇 기술이 답보 상태에 놓였던 이유는 현실 속 물리적 움직임을 학습할 데이터가 부족했기 때문인데, 피지컬 AI 활용이 확대되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업 공장들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될 날이 5년도 채 남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엔비디아가 많은 로봇 기술과 오픈소스를 공개한 데 대해 호환성과 보급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중제비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를 포함한 8가지 동작을 시연하는 영상을 19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유튜브 영상 캡처
엔비디아가 구글 딥마인드, 디즈니와 협업해 개발한 로봇 '블루'에는 피지컬 AI 기술과 함께 가상현실 생성 소프트웨어 '아이작 그루트 블루프린트'도 적용됐다. 현실에서 로봇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학습시키는 게 아니라 고도화한 가상 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현실에선 9개월에 걸쳐 만들 움직임 데이터를 이 소프트웨어는 11시간 만에 생성했다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나 미국 애질리티 로보틱스 같은 로봇 기업들은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게 학습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장은 "일부 리얼(현실) 데이터로 가상공간을 실제화하고, 데이터를 증폭해 학습시키는 게 엔비디아의 차별화한 기술력"이라며 "그래픽처리장치(GPU)만이 아니라 학습 서버에서 제품 끝단의 로봇용 칩까지 개발하고 오픈 플랫폼화해 로봇 기술의 전주기 생태계를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켄 골드버그(가운데)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공대 교수가 엔비디아 기술로 학습시킨 제조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GTC 영상 캡처
젠슨 황 CEO가 로봇 상용화 공간으로 제조업 공장을 콕 집은 건 학습할 때 데이터의 변수가 다른 공간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이다. 동작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함께 제조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켄 골드버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공대 교수는 "소포 1억 개를 분류하는 20만 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이용해 산업용 로봇을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엔비디아가 GE헬스케어와 함께 개발한 의료용 로봇. 엔비디아 제공
피지컬 AI는 의료용 로봇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GE헬스케어는 해부학을 비롯한 의료 환경 훈련을 받은 AI 모델 '아이작 헬스케어'를 개발했다. 프랑스 의료로봇 기업 문 서지컬은 엔비디아 기술 기반의 수술용 로봇 '마에스트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박종오 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최근 의료 로봇들이 복잡한 인체를 엄청난 속도로 학습하며 진일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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