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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절하다” 김정은, 함경북도 경제시찰서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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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절하다” 김정은, 함경북도 경제시찰서 ‘버럭’

입력
2018.07.17 10:14
수정
2018.07.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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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서 치중한 형식적 업무에도 질타 

 실용주의 리더 이미지 부각 의도인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군의 수력발전소인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시찰에서 김 위원장은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며 내각과 노동당 경제부·조직지도부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군의 수력발전소인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시찰에서 김 위원장은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며 내각과 노동당 경제부·조직지도부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함경북도 일대 경제 현장을 둘러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능력하고 무책임하다며 관리자들을 꾸짖었다고 북한 매체들이 1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보고서 작성 등에만 치중하는 형식적 업무에 대해서도 ‘주인답지 못하다’며 호되게 질책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어랑천발전소 건설 현장,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락산 바다연어 양어사업소와 석막 대서양연어 종어장, 청진조선소, 염분진호텔 건설 현장, 온포휴양소, 청진 가방공장, 라남 탄광기계연합기업소 9월1일 기계공장 등 함경북도 일대 주요 경제 현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장 관리자들의 방만한 태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수력발전소인 어랑천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그는 “30여년이 지나도록 공사가 완공되지 못한 실태를 현지에서 직접 료해(시찰) 대책하기 위하여 왔다”며 진척이 없는 원인을 파악했다. 이어 관리 책임자가 최근 몇 년 간 현장에 한번도 들른 적 없다는 보고를 받고서는 “현장에 나와보지 않으니 실태를 알 수 없고, 실태를 모르니 대책을 세울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보고서 업무에만 치중하는 형식주의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발전소 건설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기간 수행할 과업이라고 말공부만 하고 있으며, 고작 련석(연석)회의 보고문이나 매번 판에 박은 듯 꼭 같은 내각사업계획서라는 데 힘을 넣어 추진할 대상이라고 목록에나 써놓고 그 문서장만 들고 만지작거렸지 실제적이며 전격적인 경제조직사업대책을 세운 것은 하나도 없다”고 호통쳤다. 평소 현장을 소홀히 하다가 준공식 때만 얼굴을 들이민다며 “뻔뻔스러운 행태”라고 꼬집고, “무책임하며 무능력한 사업태도와 만성적인 형식주의, 요령주의에 대하여 엄한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염분진호텔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시찰에서 "골조 공사를 끝낸 때로부터 6년이 지나도록 내부 미장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속한 완공을 지시했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염분진호텔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시찰에서 "골조 공사를 끝낸 때로부터 6년이 지나도록 내부 미장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속한 완공을 지시했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염분진호텔 건설 현장에서도 질책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골조 공사를 끝낸 때로부터 6년이 지나도록 내부 미장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미적미적 끌고 있는 것은 대단히 잘못되었다”고 꾸짖었다. 온포휴양소를 찾아서는 욕조 등 목욕탕 시설이 비위생적이라고 짚으며 “인민들이 휴양 와서 치료하는 곳인데 소독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너절하다”고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달 초 북한 매체에 보도된 신의주 일대 공장 시찰에서도 “이런 일꾼들은 처음 본다”며 책임자들을 질책한 바 있다. 이런 행보는 경제 발전 의지와 함께 실용주의적인 차세대 리더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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