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경제부총리 상징성… 한국당 정우택 대항마 될 수도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정부 첫 경제사령탑을 지낸 김동연 전 부총리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김 전 부총리를 영입해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과 함께 내년 총선 간판인물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18일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로 상징성과 중량감을 모두 갖췄다”며 “선거 판세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만큼 영입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당 고위 관계자도 “현재 중앙당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지는 않지만 지역을 중심으로 영입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 전 부총리는 고졸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 기획재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규제개혁과 4차 산업혁명 등 혁신성장 정책을 이끌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 등을 놓고 현 주중대사인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마찰을 빚었지만, 김 전 부총리가 소신 행보를 보였다는 옹호론도 적지 않다. 청와대도 앞서 장 전 실장보다 먼저 김 전 부총리에게 주중대사 직을 제안했지만, 김 전 부총리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민주당이 김 전 부총리를 영입할 경우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청주 상당구 출마를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 4선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거친 정 의원의 대항마로 삼겠다는 것이다. 충북지역 한 민주당 의원은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을 보면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며 “만약 김 전 부총리가 출마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전 부총리가 정치 전면에 나설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특히 기재부 전현직 예산 관료 모임인 ‘예우회’는 김 전 부총리의 출마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총리와 가까운 자유한국당 한 의원은 “야당에서도 김 전 부총리를 영입하기 위해 접촉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며 “정치권이 모두 탐내는 인사지만 정치보다는 국제통화기금(IMF)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분야가 더 능력을 펼치기 좋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