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격리됐던 여성 환자가 법원 명령으로 강제 입원하게 됐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지난 11일 격리병실의 열악한 환경을 참지 못해 병원을 탈출했던 알라 일리나(33)에 대해 강제 입원을 명령했다. 일리나는 심리 후 곧바로 앰뷸런스로 호송돼 격리병동으로 들어갔다. 그는 인스타그램 영상을 통해 “격리기간을 마칠 때까지 조용히 지내겠다”고 밝혔다. 일리나의 격리기간은 오는 19일까지로, 그동안 일리나는 바이러스 검사를 두 차례 더 받을 예정이다.
앞서 일리나는 중국 하이난을 방문한 뒤 지난 1일 귀국했다. 며칠 뒤 목이 아파 병원을 찾은 그는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돼 격리됐었다. 일리나는 지난 6일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잠복기를 고려해 19일까지 2주간 격리돼야 한다는 말을 듣고 좌절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격리병실에는 와이파이도, 책도 없었고 쓰레기통은 비워지지 않았으며 샴푸 등 생필품이 부족했다” 등 열악한 환경을 고발했다.
일리나는 병실 잠금장치를 끊고 도망쳤지만 자택에 숨어 있다 경찰에 다시 붙잡혔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야만적이다”며 “바이러스 검사 3번에서 완전히 건강한 것으로 나왔는데 왜 격리돼야 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AFP는 봇킨 병원이 이날 일리나 외에 또 도주한 여성 환자 안나 리바코바(32)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외 다른 2명의 환자도 병원에서 탈출했다가 이후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는 현재 코로나19 감염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2명이다. 주일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추가로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러시아 국적 여성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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