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특혜 휴가 의혹이 제기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에 대한 여당 인사들의 옹호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서라고는 해도 일부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정도로 상식에 어긋나는 내용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대표적인 게 안중근 의사 발언까지 인용한 대변인 논평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서면브리핑에서 “추 장관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특혜 의혹을 엄호한답시고 독립운동의 영웅까지 끌어들이다니 자기편을 위해선 물불 가리지 않는 낯뜨거운 행태다. 오죽하면 당내에서도 지나쳤다는 반응이 나오겠는가. 논평을 거두긴 했지만 그는 집권여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입이다. 그런 사람이 심사숙고 없이 논평을 내고 사전에 문제점이 걸러지지 않은 건 민주당 전체가 ‘추미애 감싸기’에 매몰돼 있다는 방증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원내대표까지 지낸 홍영표 의원이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군 출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쿠데타까지 일으키다 이제 그런 게 안 되니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한다”고 비판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 많다. 탄핵 정국 당시 작성된 기무사 계엄령 문건에 연관됐다는 시각이지만, 아무리 정치적 반대편이라고 해도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양 단정하는 건 지나치다. 조국, 윤미향 사태 때처럼 불리하면 상대를 수구파, 친일파 등으로 낙인찍는 방식으로 ‘메신저’를 공격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카투사=편한 군대’ ‘김치찌개 청탁’ 발언 이후 당 대표가 ‘국민에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삼가라고 당부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민주당은 뭐가 급해 자꾸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검찰 수사를 지켜볼 때다. 야당이 무분별하게 의혹을 제기한 부분이 있다면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 여론 법정을 열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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