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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무책임한 체포 불응, 국민이 부끄럽다

입력
2025.01.04 0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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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공수처와 경찰 인사들이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굳은 표정으로 철수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공수처와 경찰 인사들이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굳은 표정으로 철수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내란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서 막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석 요구 불응에 이어 윤 대통령의 수사방해 행위가 점입가경이다.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어제 오전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약 5시간 30분 만에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철수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메시지로 지지자들을 선동하더니 수사는 회피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다. 불법계엄 실패 직후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던 말도 지키지 않았다. “수사, 재판, 법 적용엔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검사 시절부터 했던 말도 빈말이었다. 윤 대통령이 기획·지시한 계엄 작전을 수행한 군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 기소된 마당에 초법적 지위에 있는 양 버티는 태도는 무책임하고 구차하다. 국헌보다 자기 안위를 앞세우는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대통령의 저항에 해외 언론들은 실시간으로 대치 상황을 전달하면서 계속되는 한국의 정치 불안을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정치 위기는 윤 대통령이 탄핵된 뒤에도 그 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정 안정이 절실한 시기에 윤 대통령의 버티기와 지지자 선동이 계속되면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진영 갈등 등 나라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수처에) 단 세 번 출석하지 않았다고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국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으나, 국격을 과연 누가 훼손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윤 대통령은 더 이상 나라의 국격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

윤 대통령의 체포 불응과 저항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는 대통령으로서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는 점이 중요한 파면 사유가 됐다. 윤 대통령은 시간을 끌면 탈출구가 생길 것이란 착각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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