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에 軍 정한 '미얀마' 대신 '버마' 국호 사용
"민주 선거에서 표출된 국민 의지 존중해야"
정부와 대립각 로힝야족도 "규탄" 한 목소리
문민정부 2기 출범을 목전에 둔 1일 미얀마 군부의 돌연한 쿠데타는 국제사회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대부분 나라가 군부의 반(反)민주적 행태를 비난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특히 소수민족 로힝야족 탄압 해결 등 인권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며 군부를 향해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국가의 민주적 전환을 훼손하는 버마 군부의 조치를 보고 놀랐다”며 “우리는 버마 민주주의 제도에 강력한 지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해 11월 민주 선거에서 표현된 버마 국민의 의지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선 미 행정부가 ‘버마’라는 국호를 사용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수치 고문 등 민주화 세력은 군부 정권이 일방적으로 정한 미얀마라는 국호 사용을 꺼려 왔다. 미 대사관 공식 명칭도 ‘주버마 대사관’이다. 그간 공식 성명에서는 버마와 미얀마 명칭을 혼용해 사용했지만, 규탄 성명에 버마로 적시한 것은 쿠데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수치 고문 등이 로힝야 탄압을 두둔하긴 했어도, 인권보다 민주주의가 앞선다는 의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 성명에서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다른 정치 지도자들의 구금을 강력 규탄한다”면서 “(쿠데타가) 미얀마의 민주적 개혁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도 성명을 발표해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미얀마 국민의 의지와 이익에 따라 대화, 화해 및 정상화를 추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쿠데타와 불법 구금을 비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은 1일 담화를 통해 수치 고문 등 관계자 석방과 민주적 정치체제 회복을 군부에 요구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얀마의 모든 면이 헌법과 법적 틀에서 상호 차이를 적절히 관리하고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심지어 미얀마 정부의 박해로 방글라데시에서 피란 생활 중인 로힝야족마저 군부 쿠데타를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로힝야 지도자인 딜 모함메드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통화에서 “로힝야 난민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미얀마 정부를 전복하려는 군부의 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미얀마의) 민주주의 회복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쿠데타는 이미 국제적 현안으로 등장했다. AFP통신은 이날 “당초 4일 예정됐던 미얀마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앞당겨 열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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