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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차단' 미얀마 군부에… "'머스크 스타링크' 몰래 들여와 사용"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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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차단' 미얀마 군부에… "'머스크 스타링크' 몰래 들여와 사용" 대응

입력
2024.11.18 15:45
수정
2024.11.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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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현지 3000개 넘는 안테나 운용 중"
태국 등에서 장비 몰래 들여와 세상과 소통
599달러 제품 미얀마 암시장서 값 8배 뛰어

테슬라 및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왼쪽 두 번째)가 지난 5월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의 지역사회 보건센터에서 열린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출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발리=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테슬라 및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왼쪽 두 번째)가 지난 5월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의 지역사회 보건센터에서 열린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출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발리=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얀마 시민과 반군 저항 세력이 일론 머스크의 위성 활용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몰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데타 이후 점차 수세에 몰리고 있는 군부가 인터넷을 차단하자 우회로를 확보해 소통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소리(VOA)는 18일 미얀마 인터넷 이용 상황을 추적하는 시민단체 ‘미얀마 인터넷 프로젝트(MIP)’를 인용, 많은 미얀마 시민과 반군 세력이 3,000개가 넘는 스타링크 안테나에 의지해 외부 세계와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링크는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접시형 또는 장방형 작은 안테나, 공유기(라우터), 충전지로 구성된 장비 세트만 있으면 지상에 설치된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거치지 않고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간편하게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스타링크 장비 모습. 안테나, 라우터, 충전지 등으로 구성된 세트를 이용하면 지상 기지국과 중계기를 거치지 않아도 단말기가 저궤도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스타링크 홈페이지 캡처

스타링크 장비 모습. 안테나, 라우터, 충전지 등으로 구성된 세트를 이용하면 지상 기지국과 중계기를 거치지 않아도 단말기가 저궤도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스타링크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침공으로 통신망이 마비된 우크라이나, 1년 넘게 전쟁이 이어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일부 지역 등 통신망이 불안정한 곳에서 주로 사용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에서 서비스가 개통됐다. 미얀마 군부는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운용 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얀마인들이 태국 등을 통해 안테나 등 장비를 몰래 들여와 사용하고 있다는 게 MIP의 설명이다.

이는 군부가 민주화 운동가, 소수민족 무장 단체 등 저항 세력 간 소통을 막기 위해 교전이 잦은 지역에선 통신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기준 330개 타운십(구) 가운데 90여 곳이 인터넷은 물론 휴대전화까지 막혔다. 그나마 인터넷이 가능한 지역에서도 군부가 가상사설망(VPN) 접근을 막으면서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시민들이 당국의 검열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스타링크를 활용하는 셈이다.

쁘라삿 잔타라루앙통(오른쪽 두 번째)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 장관이 지난 6월 방콕 청사에서 범죄 목적으로 태국에서 미얀마로 밀매되던 스타링크 장비를 압수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 제공

쁘라삿 잔타라루앙통(오른쪽 두 번째)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 장관이 지난 6월 방콕 청사에서 범죄 목적으로 태국에서 미얀마로 밀매되던 스타링크 장비를 압수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 제공


비정부기구(NGO)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호르시 수석고문은 VOA에 "군부와 싸우는 소수민족 무장 단체 등 저항 세력은 스타링크를 통해 지휘 통제, 작전 계획을 공유하고 시민들은 군정의 인권 침해를 기록해 세상에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MIP 관계자도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는 생사와 직결돼 있는데 인터넷 연결을 통해 공습 상황 등을 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스타링크가 세상과 연결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면서 미얀마 내에선 안테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스페이스X는 안테나를 개당 599달러(약 83만 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현지 암시장에서는 개당 가격이 최대 8배까지 뛴 상태다.

다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스타링크 인터넷 망이 인도주의 목적이 아니라 사이버 사기 범죄에도 악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는 지난달 동남아시아 사이버 범죄 위협 관련 보고서에서 “미얀마 내 다국적 범죄 조직이 스타링크 위성 시스템에 의존한다는 신호 정보를 입수했다”고 공개했다. 태국 정부는 지난 6월 미얀마 범죄 조직에 스타링크 안테나를 밀매하던 일당을 체포하고 장비 수십 대를 압수하기도 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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