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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첫 외교시험대로 등장한 미얀마...美 민주주의 가치 지켜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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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첫 외교시험대로 등장한 미얀마...美 민주주의 가치 지켜낼까

입력
2021.02.03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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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민주주의 공격" 비판...제재 카드 만지작
바이든 직접 나서 미얀마 군부 규탄했지만...
'군부 핀셋 제재 실효성·중국 포위전략 차질' 우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사태에 대해 동맹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사태에 대해 동맹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뒤 미국은 세 차례나 규탄 성명을 냈다. 백악관 대변인, 국무장관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강한 어조로 쿠데타 세력을 비난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고 제재 발동도 경고했다. 취임 2주 만에 맞닥뜨린 첫 외교 난관을 어떻게든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었다.

미국에게 미얀마 사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결과를 거부한 미얀마 군부를 그대로 둘 경우 민주주의 정상회의까지 주창하며 인권과 가치를 앞세웠던 바이든 대통령의 면이 서지 않게 된다. 게다가 중국과 약 2,500㎞의 국경을 맞대며 인도양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미얀마를 친중파 군부에 쉽게 넘겨줄 경우 중국 포위전략도 헝클어진다.

하지만 상황은 시작부터 녹록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회복을 지지하는 지역 및 세계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미얀마의 민주적 정권 이양을 뒤엎은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엄포는 했어도 미얀마 주변에서 미국의 손을 잡고 제재와 압박을 가할 동맹이 마땅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은 지난 10년간 민주주의를 향한 진전에 따라 미얀마 제재를 철회했다”며 “(미얀마 군부는) 이런 진전을 뒤집어 제재 관련 법과 당국의 즉각적인 재검토를 불가피하게 했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틀째인 2일 군인들이 수도 네피도에서 장갑차와 트럭으로 국회의사당 가는 길을 막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틀째인 2일 군인들이 수도 네피도에서 장갑차와 트럭으로 국회의사당 가는 길을 막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문제는 2015년 이전의 제재 복원이 쉽지 않고 효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2015년 총선 승리로 미얀마의 오랜 군부 통치를 끝내자 제재 해제에 나섰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6년 9월 대부분의 제재가 해제됐다. 2019년 로힝야족 학살 책임을 물어 군부 실력자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4명의 미국 입국 금지 제재를 내리기도 했지만 상징적 수준이었다.

군부를 겨냥한 제재가 엉뚱한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 경제 봉쇄 압박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포괄적 제재는 일반 국민이 더 피해를 본다. 미국이 최근 예멘 후티 반군 제재를 고려하다 접은 것도 이 같은 판단 때문이었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미얀마 군부의 정권 탈취를 쿠데타로 공식 명명하는 순간 ‘해외원조법’ 이슈가 발동된다. ‘정당하게 선출된 국가 수반이 군부나 법령에 의해 강제로 물러난 국가에는 원조를 제한해야 한다’는 조항을 적용할 경우 원조 중단으로 미얀마 국민이 바로 영향 받을 수 있다. 미얀마 군부가 중국에 더 다가설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쿠데타란 표현을 쓰면 안 된다는 의견이 국무부에서 나온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결국 핀셋 제재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한 가지 가능한 제재 타깃은 미얀마 경제에 뿌리를 깊이 둔 군부 소유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도 “제재를 한다면 군부와 미얀마 국민을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런 제재 카드도 현실화와 효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게 한계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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