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지나 기후위기 시대를 맞고 있다. 변화는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위기는 위험한 고비나 시기를 뜻한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어떤 상황이 되는지 조금은 더 체감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70여개의 주요 선진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친환경 경제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앞다투어 달려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나 국내에서도 탄소중립으로 나아간다는 큰 목표에 대해 최소한 공감은 형성되어 있다.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어려움은 있다. 인류가 성장하며 잘살기 위해 선택한 결과다.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하며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 청구서가 이제 날아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 청구서를 보다 현명하게 지불하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소경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고 수소경제로드맵을 통해 전략을 구체화했다. 현장에서도 2019년 기준 수소차 세계 판매 1위, 세계 최대 연료전지 발전시장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 고유의 수소경제를 확산해 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었다.
우리가 세계의 수소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수소경제 인프라와 경쟁력을 하루빨리 확보해 수소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수소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기업들은 이미 수소산업 진출을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대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수소의 생산, 저장과 운반, 공급 활용까지 전 분야별로 다양한 사업과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와 의지가 지속되어 성과로 도출되기 위해서는 정책을 통한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만이, 그렇다고 정부만이 홀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이 각각 자기의 역할을 인지하고 이를 조화롭게 실행해 가야 세계 수소시장에 당당히 나설 수 있다.
우리는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발생한 반도체 산업의 소재 부품 장비 공급 부족 사태를 정부의 과감한 지원정책과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극복해 낸 경험을 갖고 있다.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이러한 의기투합과 실질적 협업이 필요하다.
정부에 수소전담 조직이 만들어진다면 기업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수소경제 달성과 세계 수소시장 선점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차관이 신설되고 수소를 담당하는 조직도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미래지향적인 수소국이 기업의 잠재력과 투자를 이끌어내고 전 세계 수소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대한민국의 수소파워를 만들어내는 전문 산파로 태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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