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와 대화 진행하며 지원 중단 검토?
상황 개선 어려울 시 美 '제재 동조' 압력 의식
일본 정부가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 대한 경제 지원 중단 또는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미얀마의 중국 경도와 일본 기업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독자적인 노선을 모색해 왔으나 제재 가능성을 내비치는 미국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은 가능하면 지원 중단 등의 제재를 피하고 싶은 입장이다. 미국과 유럽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설 경우 중국에 보다 가까워질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미얀마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과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가 마주치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를 의식해 군부 쿠데타에 침묵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미얀마 군부와의 인맥을 활용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과 민정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동시에 현지 정세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지원 중단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정세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제재 동조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른바 '고뇌의 선택'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1988년부터 2011년까지 미얀마 군정의 수치에 대한 자택연금에 맞서 미국과 유럽이 제재를 가한 것에 동조하지 않았다. 일본이 미얀마 군부와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었다.
지원 중단 혹은 축소 대상은 일본 정부의 차관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업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엔화 차관 사업으로 미얀마에서 항구와 공항, 도시철도 정비 등을 위한 사전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코로나19 대책의 일환으로 무상 지원을 통한 물 위생화, 공항 검역 강화 등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미얀마에 연간 1,500억엔~2,000억엔(약 1조6,000억원~2조1,000억원) 규모의 경제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엔화 차관 1,700억엔(약 1조8,000억원), 무상지원 140억엔(약 1,490억원), 기술협력 60억엔(약 640억원) 등의 지원이 이뤄졌다. 중국를 제외하면 일본의 지원이 상당히 큰 규모여서 중단 시 미얀마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지 진출한 일본 기업에는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미얀마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민정 이양 직전인 2012년 3월 기준 53개사에서 올 1월 말 436개사로 8배 이상 급증했다.
집권 자민당 외교부회 등은 지난 5일 합동회의에서 '가치 외교'를 강조하고 미얀마에 대한 경제 지원 중단을 선택지로 놓고 대응을 검토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정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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