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네피도, 적어도 2명 총상
제2도시 만달레이, 부상 및 체포 속출
최대 도시 양곤, 군 병력 트럭 수십 대 진입
공휴일인 12일부터 사흘 연휴가 분수령
미얀마가 결국 피로 물들었다.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적어도 2명이 총상을 입는 등 부상자가 늘고 있다. 군 병력 투입도 임박했다. 12일부터 이어지는 사흘 연휴가 미얀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외신과 미얀마한인회 등에 따르면 전날 수도 네피도 시위 현장에서 19세 소녀가 머리에 총을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다. 소녀는 총성과 함께 쓰러졌는데 실탄인지, 고무탄인지, 직격탄인지, 위협용 사격에 의한 유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녀의 사망 소식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으나 회복 불능 상태다. 해당 의사는 "(소녀는) 현재 위독한 상태로 엑스레이를 보면 머리에 박힌 것은 실탄"이라고 주장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했다. 30대 남성도 가슴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 충돌은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벌어졌다. 경찰의 경고 사격에 이어 곤봉 구타가 벌어져 여러 명이 다쳤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부상을 입은 시민들을 담은 사진이 떠돌고 있다. 체포된 인원도 최소 27명에 달한다. 경찰 부상자도 늘고 있다. 8일 밤 군부의 '집회 및 야간 통행을 금지'하는 긴급조치 발표 이후에도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자 경찰이 물대포, 최루탄 발사 등 강경 진압에 나선 것이다.
전날 밤에는 최대 도시 양곤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다만 가장 규모가 큰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양곤에선 아직까지 평화 시위와 경찰의 진압 자제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양곤도 일촉즉발 상황이다. 시위 참가를 위한 파업 합류 대열이 늘면서 은행과 상점은 폐점하고 공항은 멈춰 섰다. 일부 지역은 단전, 단수됐다. 전날과 이날 한국행 비행기도 결항됐다. 한인 봉제공장은 결근율이 30%에 달한다. 이날도 양곤 시청 앞 광장으로 향하는 인파가 거리를 메우고 있다. 전날 통금 시간엔 군 병력을 실은 트럭과 버스 수십 대가 양곤으로 진입했다. 물리적 충돌과 군 병력 투입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유엔은 군부의 무력 사용에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국무부도 군부의 폭력을 강력 규탄했다. 뉴질랜드는 미얀마와의 고위급 접촉을 중단했다. 일본 싱가포르 등 일부 기업은 미얀마에서 철수하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약속 받은 날을 기리는 공휴일인 12일부터 주말까지 사흘간 시위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9세 소녀의 사망이 공식 확인되면 격노한 시민들의 반발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장담할 수 없다. 실제 네피도에선 경찰의 강경 진압에 맞서 시위대가 물병이나 돌을 던지는 장면도 목격됐다.
15일 통신법 위반 혐의로 첫 재판을 받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법정에 출두하면서 어떤 성명을 낼지도 관건이다. 수치 고문은 군부 쿠데타를 나흘 앞둔 지난달 28일 군부 측과 담판이 결렬되면서 쿠데타를 직감하고 체포 전 휴대폰을 부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병수 미얀마한인회장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계엄령 선포 등 잘못된 정보와 일부 경찰의 시위대 지지 같은 미확인 정보가 혼재하는 상황"이라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이곳 상황을 챙기면서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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