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無영장' SNS 지도자 체포하고 언론도 검열?
실탄 사상에 무력진압 난감… 방화벽 도입 저울질
'군부 풍자' Z세대, 세계에 'SNS 불복종' 첨병 역할
실탄 발사에 의한 사상자 발생으로 궁지에 몰린 미얀마 군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장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제사회의 거센 발발에 직면한 터라 섣불리 군 병력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반(反)쿠데타 시위의 진앙인 온라인 소통 창구부터 틀어막겠다는 의도다. 군부의 대응 방식이 명확해지면서 시위대 핵심인 미얀마 ‘Z세대(1995~2009년 출생)’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국제 여론전에 더욱 화력을 쏟아 붓고 있다. SNS가 쿠데타를 저지할 핵심 투쟁 수단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미얀마 군부는 13일 “개인 자유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시민보호법 효력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기습 발표했다. 법원 허가를 받지 않아도 시민을 24시간 이상 구금하거나 도ㆍ감청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의미다. 쿠데타 세력의 궁극적 목표는 SNS 무력화에 있다. 실제 군부는 전날 밤 시위 참여를 독려한 의사와 학생운동가 등 SNS 주도세력을 영장 없이 대거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최소 350명의 SNS 주요 전파자들이 불법 체포됐다”고 전했다. 군부는 같은 날 SNS를 활용해 반쿠데타 기사를 공유한 현지 언론에도 “쿠데타 단어를 쓰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군부의 적극적인 SNS 장악 시도는 앞서 9일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뇌사에 빠진 킨(20)씨 사건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킨의 가족이 미얀마 국민을 향해 “킨의 고통을 보상하기 위해 군부 독재가 뿌리 뽑힐 때까지 싸워 달라”며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황은 갈수록 군부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한 소식통은 “군부는 최근 SNS 사전 검열ㆍ차단이 가능한 사이버 법안 초안을 만들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검토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쿠데타 이후 일시적으로 페이스북 등을 차단했는데도 SNS 저항 기세가 전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정보 공유의 원점부터 파괴하겠다는 노림수다.
시위대도 인터넷 소통에 능한 Z세대를 중심으로 군부의 SNS 통제 야욕을 방어할 태세다. 이들은 군부의 간헐적인 SNS 서비스 차단에도 가상사설인터넷망(VPN) 등 우회 방법을 이용해 시위 현장의 민주화 열기를 세계로 전파하고 있다.
Z세대는 물대포 발사 등 경찰의 강압적 진압 행태를 단순히 전달하는 데서 나아가 다양한 비폭력 시위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영감을 받은 ‘세 손가락 경례’를 비롯, 시위 참가들이 미키 마우스, 스파이더맨 등 헐리우드 캐릭터로 분한 뒤 악의 세력인 군부를 물리치는 퍼포먼스도 시작했다. 현지 대학생 모 먓 팅기는 AFP통신에 “우리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얻을 창의적인 수단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똑똑하고 영리한 방법으로 군부에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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