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일요일' 사흘 만에 최악의 유혈사태
미얀마 유엔 특사 "진짜 전쟁날 수도"
쿠데타 후 사망자 50명 넘어서
반(反) 군부 쿠데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서 3일(현지시간)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38명의 시위대가 목숨을 잃었다고 유엔이 확인했다. 지난달 28일 18명 이상이 숨진 '피의 일요일' 이후 사흘 만에 또다시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미얀마 군경은 이날 양곤과 만달레이, 밍옌, 모니와 등에서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사망자들 가운데 최소한 2명은 10대 미성년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의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미얀마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2월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며 3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버기너 특사는 "미얀마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교황 "미얀마 국민의 염원이 폭력으로 꺾일 수 없어"
앞서 하루 전인 2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외교장관들은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이를 무시하고 이날도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서슴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밤 미얀마 사태를 언급하며 "억압보다 대화, 불화보다 화합이 먼저다. 미얀마 국민의 염원이 폭력으로 꺾일 수 없다"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부정선거를 통해 승리를 거뒀다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양곤을 비롯해 미얀마 곳곳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의 석방과 민주정권의 복원을 촉구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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