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해 강제전역당한 변희수 전 하사가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전차조종수였던 변 하사는 성 정체성 갈등으로 진료까지 받다 2019년 수술을 택했다. 성별을 정정해 계속 복무를 희망했지만 군은 지난해 '심신장애'라며 그를 전역시켰다. 불복 소송을 내고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신적 고통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처음인 복무 중 성전환을 두고 논란도 적지 않았다. 변 하사는 “성 정체성을 떠나” 굳은 복무 의지를 밝혔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강제전역 처분이 "인권 침해"라며 취소를 권고했다. 법적 근거와 인권 존중에 바탕해 결정하라는 시민단체의 요구도 적지 않았다.
이에 아랑곳없이 군은 일사천리로 전역 심사를 진행했다. 법규에 따랐다는 전역 결정 이유는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성전환 규정이 없어 사고로 성기가 상실됐을 경우에나 적용할 기준에 근거한 장애 판정이 온당한가. 변 하사의 비극이 과연 군의 뿌리 깊은 성소수자 차별 문화의 결과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비판에 요지부동인 것도 모자라 군은 미비한 제도를 보완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성소수자 군 복무를 인정하는 나라가 여럿이다. 전투력 저하,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통념에 기대 조직의 낡은 문화를 고수하려는 태도는 묵과하기 어렵다. 변 하사의 고통을 헤아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인권을 존중하는 군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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