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국내 대책 56건 수립?
올해까지 54건 완료..."국내 원전 안전판 마련"
원전 비상장치에 잇따른 결함 판정..."정상 작동 의문"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발생 10주년이 다가오면서 국내 원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11일 발생해 대재앙으로 기록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대폭 확충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하지만 국내 원전의 재난 상황에 대비한 대책들에선 여전히 허점이 노출되면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국내 원전 안전대책, 2024년 모두 완료
9일 원자력업계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56개의 안전조치를 마련, 올해까지 54건을 완료했고 2024년까지 나머지 2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남은 2건은 원전 격납건물 감압설비 설치와 한울 1호기 제2 보조급수 저장탱크 설치“라며 “사고 발생 시 원전 내부의 압력이 증가해 폭발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설비 등으로 남은 과제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국내 원전의 안전판이 촘촘하게 마련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우엔 지진이 아닌 해일(쓰나미)에 의한 침수에서부터 시작됐다. 후쿠시마 원전은 지진엔 안전하게 멈췄지만 쓰나미에 외부 전원이 차단, 원자로 냉각기가 작동하지 못하면서 수소폭발로 이어졌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국내 모든 원전에 방수문 설치를 완료했다. 방수문은 국내 원전 부지에 3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하는 상황에도 비상전력계통 등 주요 설비가 침수되는 것을 차단하는 설비다. 특히 일본과 가까운 지역인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원전 주변에는 쓰나미에 대비해 높이 10m, 길이 약 2.1㎞에 달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방벽을 설치했다. 여기에 국내 모든 원전엔 ‘지진자동정지 설비’도 장착됐다. 해당 설비는 규모 6.5이상의 지진이 감지되면 원자로를 자동으로 정지, 원전을 안전상태로 유지한다.
국내 원전에서 후쿠시마 사고처럼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애초부터 낮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선 국내 원전은 가압경수로를, 일본 원전은 비등경수로를 사용해 노형부터 다르다. 비등경수로인 일본 원전은 원자로 내의 냉각수를 직접 끓여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기에 사고 시 방사성 물질을 차단하기 어렵다. 반면 국내 원전은 처음부터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또한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의 격납용기 내부체적은 일본 원전보다 무려 5배나 커서 사고 발생으로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낮다.
재난상황서 안전대책 정상 작동엔 의구심
다만, 재난상황에서 이런 원전 안전설비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의문점이 남아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비상상황 시 원전에 전원을 공급하는 이동형 발전차량을 마련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이 자연재해 발생으로 원전에 전력 공급이 중단, 폭발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비다. 그런데 한수원이 납품 받은 제품들이 불량으로 확인되면서 현재 검찰 조사까지 착수된 상태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 후속대책으로 국내 원전에 설치된 피동형 수소제거장치(PAR)에서도 결함이 발생, 논란을 빚기도 했다. 원전 사고 시 수소폭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인데, 실제 수소 제거율이 구매 규격의 30~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소 소장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동북아 최대 재난으로 예상되는 게 백두산 폭발인데 이런 재난들에 대비하려면 대책들의 실제 이행과정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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