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880톤 중 3g 이하 시험 반출 성공
2051년 폐로 계획했지만… "완료 불투명"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사고 원자로 안에 있는 핵연료 잔해(데브리) 중 극소량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발생 이후 13년 8개월 만이다.
7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격납용기 안에서 핵연료 잔해를 일부 회수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이 이날 회수한 핵연료 잔해는 3g 이하로 추정된다. NHK는 "후쿠시마 원전 폐로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도쿄전력은 핵연료 잔해를 회수하기 위해 약 22m 길이의 신축형 파이프 장치를 개발했다. 지난 2일 파이프 끝에 부착한 손톱 형태 장치를 이용해 5㎜ 정도 크기의 핵연료 잔해를 떼어내 격납용기 밖으로 꺼냈다. 이후 방사선량을 측정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반출 작업을 완료했다. 도쿄전력은 회수한 잔해를 '글로브박스'라고 불리는 밀폐 장치에 넣어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이바라키현 연구소로 옮겨 분석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원전 폐로의 첫 삽은 떴다. 반출 시도 3년 만이다. 핵연료 잔해 반출은 사고 원전 폐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자 핵심 과정으로 불린다. 도쿄전력은 2021년부터 핵연료 잔해 회수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기술 및 장비 문제로 세 차례 연기하며 3년을 흘려보냈다.
도쿄전력의 황당한 실수로 지연되기도 했다. 지난 8월 22일 반출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장치 설치 순서가 잘못된 것을 당일 오전에 발견해 준비 단계에서 작업을 중단한 적도 있다.
잔해 회수 후 작업도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에 남아 있는 핵연료 잔해가 880톤이나 되기 때문이다. 핵연료 잔해를 전부 꺼내기 전까지 원자로로 유입되는 빗물과 지하수로 생기는 오염수도 계속 늘어난다. 그만큼 오염수 해양 방류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도쿄전력은 2051년 원전 폐로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작업 지연으로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회수한 핵연료 잔해 분석이 끝난 뒤 구체적인 반출 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원전 폐로를 계획대로 완료할 수 있을지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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