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해 40억원을 투입해 기능을 강화한 원격수업 공공학습시스템인 교육방송(EBS)의 '온라인 클래스'가 새 학기가 시작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일부 기능 장애가 계속되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화상수업을 개설했는데 에러라 뜨고 작동하지 않는다, 전날 올려 놓은 수업 동영상이나 아예 개설된 반이 사라졌다는 불평이 나온다. 개학 전 시범 개통 기간에 써봤더니 접속이 잘 안 되고 느려 수업 준비를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토로하는 교사도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수업이 줄면서 학력 격차 우려가 커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학기부터 등교수업을 확대했지만 불안한 코로나 상황으로 당분간 온라인 수업은 필수다. 서둘러 체제를 갖추느라 부족한 점이 많았던 온라인 수업을 개선하지 않으면 코로나로 인한 공교육 질 저하가 두고두고 사회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교육부가 쌍방향 수업, 채팅, 동영상 편집 등을 추가해 온라인 클래스를 전면 개편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의욕만 앞서고 준비가 따르지 못한다면 교육 환경 개선은커녕 현장에 혼선과 부담만 안길 뿐이다. 예산이 확보된 뒤 시작된 개발 작업은 시간에 쫓기듯 진행됐고, 개학 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험 사용도 해보지 못한 채 개통했다. 개학하자마자 불만이 터져나오자 "문제없이 정상 운영하고 있다"고 하다가 "솔직히 원만하게 가고 있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는 EBS의 뒤늦은 고백은 어이없을 정도다.
교육부가 9일 발표한 2020년 사교육비 조사를 보면 코로나 영향으로 사교육비 지출이나 사교육 참여율 모두 줄었지만 사교육을 하는 중고생의 교육비는 늘었다. 일부는 사교육에 더 집중했다는 의미다. 소득별 사교육비 격차는 여전히 최대 5배 이상이었다. 소득 불문하고 사교육비가 줄었지만 그 감소폭은 고소득층일수록 낮았다. 온라인 클래스 사례처럼 공교육 대응이 우왕좌왕해서는 사교육까지 가세한 교육 격차 해소가 요원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