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라잉타야 중국공장 화재 직후 군경 무차별 공격
흘라잉타야에서만 22명 사망… 누적 사망자 126명
미얀마가 또 다시 피로 물들었다. 일요일인 14일(현지시간)에도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반(反)군부 시위대에서 3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군경의 학살로 20명이 숨진 지난달 28일 ‘피의 일요일’과 40명이 스러진 이달 3일 ‘검은 수요일’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다. 군부는 최대도시 양곤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군경의 학살로 사망한 시위 참가자가 최소 3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사망자는 무려 126명에 달하고, 체포된 사람도 2,150명이 넘는다.
이날 사망자 중 22명이 양곤의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에서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흘라잉타야에 있는 중국 의류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직후 경찰이 시위대를 무차별 공격했다. 부상자도 수십 명에 달하고, 3명은 중태라 사망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 사진 기자는 “눈앞에서 사람들이 총을 맞고 쓰러졌다”며 “현장은 끔찍했다”고 말했다.
화재는 방화로 추정되며 중국인 공장 직원도 일부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군부가 운영하는 방송사 미야와디TV는 중국 의류공장 4곳과 비료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시위대가 소방차의 진입을 가로막아 경찰이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 기업ㆍ중국인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시위대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실제 유엔 등 국제사회가 미얀마 사태에 개입할 때마다 중국의 반대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되는 일이 빈번했다. 시위를 이끄는 마 에이 틴자 마웅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장 두 곳만 불탔다”고 밝히며 “미얀마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면 미얀마 사람들을 존중하라”고 중국을 비난했다.
흘라잉타야 외에도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1명, 바고에서 2명 등 최소 1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 1명도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미얀마 국영 MRTV를 인용해 보도했다. 군부는 이날 오후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등 양곤 내 인구 밀집지역 2곳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국제사회의 규탄도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미얀마 군경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불복하고 살인, 시위대 학대, 고문 등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국민과 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지원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댄 처그 미얀마 주재 영국대사도 “군부가 즉각 폭력을 중단하고, 국민에 의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권력을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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