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 가족들 "정신적 트라우마 우려"
미얀마 군부의 비인도적인 만행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어린이들을 사살하는 것도 모자라 시위 지도자의 네 살짜리 딸까지 군시설에 구금했다.
7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남부 바고 지역의 반(反)군부 시위를 주도한 자 레이의 가족 및 친척 6명은 5일 군경에 의해 15시간 동안 구금됐다. 도주한 레이의 행방을 취조하고 그의 자수를 종용하기 위해서였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공보 책임자이기도 했던 레이는 허울뿐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혐의로 이미 군부에 기소된 상황이었다.
군경의 구금 대상에는 레이의 4세 딸과 2세 조카, 13세 처남도 포함됐다. 어린이들과 함께 구금됐던 친척은 "군경이 겁에 질린 아이들에게 '레이가 어딨냐'고 계속 물었다"며 "반복된 취조 끝에 우리가 레이에 대해 정말 아는 게 없다고 판단하자 그제야 풀어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레이의 가족들은 "레이가 은신한 이후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에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네 살 딸이 더 큰 트라우마를 겪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뒤늦게 가족들의 구금 소식을 접한 레이는 분노했다. 그는 "군경에 구금되기에 내 딸은 너무 어리다"며 "죄 없는 아이들을 체포하는 건 국제법과 아동인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경이 아무 짓을 안 했다 하더라도,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가득한 부적합한 환경에 아이들을 끌고 간 것 자체가 정신적 상처를 입힌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부는 레이 가족 외에도 몬주(州)에서 시위를 이끈 대학 교수 가족도 2주 넘게 구금하는 등 만행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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