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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축제 '띤잔' 연휴에 미얀마 시민은 왜 붉은 페인트를 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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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축제 '띤잔' 연휴에 미얀마 시민은 왜 붉은 페인트를 뿌릴까

입력
2021.04.15 17: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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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대 명절 맞아 反군부 시위 재확산?
'띤잔 댄스 파티' 군부, 주말 대학살 재현 우려

14일 미얀마의 한 관공서 입구.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대가 투척한 붉은 페인트로 도배돼 있다. SNS 캡처

14일 미얀마의 한 관공서 입구.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대가 투척한 붉은 페인트로 도배돼 있다. SNS 캡처

미얀마 최대 명절 '띤잔' 연휴를 맞은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액운을 씻는 의미로 매년 뿌리던 물이 아닌 '붉은 페인트'를 정부 기관에 투척하고 있다. 물이 축제를 상징한다면 붉은 페인트는 저항을 상징한다. 연휴 막바지인 주말,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모일 것으로 예상돼 군부의 무차별 살상이 우려된다.

15일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 등에 따르면 13일부터 시작된 띤잔 연휴 기간 전국 각지에서는 '붉은 페인트 시위'가 이어졌다. 군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피처럼 보이는 붉은 페인트를 정부 기관 간판 등에 뿌리는 식이다. 시위대는 붉은 얼룩 근처에 "더 이상 사람들을 죽이지 말라", "아직도 희생자들의 피가 마르지 않았다"는 벽보를 붙이기도 했다. 군부에 협조하는 공무원들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취지다.

14일 미얀마 바간 여성들이 띤잔 화분을 들고 반군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SNS 캡처

14일 미얀마 바간 여성들이 띤잔 화분을 들고 반군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SNS 캡처

지난달 27일 '국군의날' 대학살을 기점으로 약화한 거리 시위 역시 활기를 되찾았다. 쿠데타 초기처럼 수만 명의 인원이 군집하지 않았으나 전국 각지에서 수백 명 단위로 대열을 이뤄 반(反)군부 구호를 외쳤다. 시위 형태도 다양해졌다. 다웨이시에선 빗속에서 우비를 입고 침묵의 거리 행진이 진행됐고, 바간시 여성들은 띤잔을 기념하는 화분을 손에 들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만달레이와 양곤 등 대도시에선 군경의 활동이 뜸해지는 밤 시간 촛불 집회와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

14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인들이 띤잔 축제를 자축하는 댄스 파티를 진행하고 있다. SNS 캡처

14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인들이 띤잔 축제를 자축하는 댄스 파티를 진행하고 있다. SNS 캡처

군부는 자신들을 위한 띤잔 물축제를 열었다. 시민들이 "올해는 축제 대신 희생자를 추모하자"고 슬픔에 잠긴 시간, 군인들은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광란의 춤을 췄다. 일부 군 병력은 이슬람인 신자들이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위해 모아둔 기부금까지 약탈했다. 군은 전날도 불법 체포에 항의하던 만달레이 시민 두 명을 사살하는 등 쿠데타 이후 최소 715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군부는 17~18일 주말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에 대비한 병력 배치를 하고 있다. 실제 전날 양곤 시각장애인교육센터 등 도심 곳곳은 병력과 무기들로 채워졌다. 미얀마 현지 소식통은 "지방 소도시의 군 병력에도 중화기가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시민들이 군에 정면으로 맞선다면 또다시 대학살의 비극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14일 미얀마군이 양곤 시각장애인교육센터를 강제점거했다. 군이 들이닥치기 전 센터 소속 장애인과 관계자들이 찍은 사진. SNS 캡처

14일 미얀마군이 양곤 시각장애인교육센터를 강제점거했다. 군이 들이닥치기 전 센터 소속 장애인과 관계자들이 찍은 사진. SNS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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