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매체 "인류 건강보다 지정학적 이익 중시
케리 美특사 고위 관리 첫 방중 취지 무색해져"
첫 방중 고위 당국자로 기후특사를 선택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중국이 핀잔을 줬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려는 일본을 편들면서 무슨 염치냐는 것이다.
15일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의 오염수 배출 결정에 대한 미국의 지지로 미중 간 기후변화 협력 논의를 위한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의 방중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중국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13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직후 미국이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매체에 “미국이 이번 결정으로 아시아ㆍ태평양 정책에서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이 지역 사람들의 이익은 물론 인류의 건강ㆍ안전보다 편협한 전략적 이익을 우선시했다”며 “기후와 환경 문제가 지정학적 문제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중국과의 구체적인 기후 협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케리 특사의 방문으로 양국의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리 교수는 전망했다. 바이든 정부 첫 고위 당국자의 방문이기는 하지만 의제가 기후변화 분야로 제한되는 만큼 다른 분야 협력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리 교수는 “현재 (중국에 적대적인) 미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기후변화 협력으로 양국 관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대면 협상이라도 하는 게 아예 접촉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중국과 한국이 분노하는 민감한 시기에 케리 특사가 중국을 찾았다며 두 나라에서는 일본의 이런 결정을 용인한 미국을 향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중국에 도착한 케리 특사는 16일까지 이틀 동안 상하이(上海)에서 셰젠화(解振華)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함께 미중 기후변화 협력,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6차 총회,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내주 여는 기후 정상회의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케리 특사는 중국 일정을 소화한 뒤 17일 서울로 이동,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