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모든 정책에서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신임 지도부를 초청해 열린 이날 회동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1년의 당청 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송 대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당이 정책적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원전 분야 SMR(소형모듈원전) 연구와 한미협력 필요성, 김포~부천으로 축소된 GTX-D 노선의 확장 검토, 재산세 문제 등 여러 현안을 꺼냈다. 문 대통령은 당 지도부의 발언을 들은 뒤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유능함은 단합된 모습에서 나온다”며 당청 소통을 통한 단합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이 당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임기 말에 청와대 주도의 당청 관계가 당 주도로 바뀌는 것은 자연스럽다. 특히 그동안 청와대에 끌려 다니던 민주당이 4·7 재보선 참패 후 민심을 적극 수용해 탈원전 정책이나 부동산 세제 등에서 정책적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선거용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로 당청 관계가 흘러선 곤란하다. 송 대표는 “다음 대선을 치르려면 대통령께서 공약했던 사항이 조금이라도 진전될 필요가 있다”며 대구와 광주를 연결하는 달빛철도와 청주 도심철도 등도 꺼냈다. 내년 대선을 의식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인 것이다. 철도 노선 확장은 다방면으로 검토해야 하지만 대선을 겨냥한 지역개발 사업으로 급조되는 것은 부적절하다. 4·7 재보선을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통과됐으나 어떤 후유증을 낳을지 알 수 없다. 내년 대선에서도 그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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