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가을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코로나 회복에 맞춰 경제 윤활유 역할을 위해 "피해 계층 집중 지원과 완화적 통화정책 그리고 전 국민 재난지원을 포함한 추경 편성과 처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9월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내년까지 재정 확장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추가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추가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는 코로나 피해 회복이나 경제 견인 효과는 물론 이를 감당할 재정 여력 등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전기 대비 19조 원의 1분기 세수 증가로 여유가 생긴 데다 미국 등 코로나 회복기에 접어든 각국의 재정 확장 움직임을 본다면 필요성이 없지 않다. 그렇지만 서구 각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다고 해도 전례 없는 코로나 추경의 결과로 생겨난 재정 압박을 무시해도 좋은 건 아니다.
게다가 지금 추가 재난지원금 논의가 시급한가도 의문이다.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을 소급해 보상하자는 손실보상제는 코로나 피해 지원의 핵심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논의를 시작하고도 4개월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4월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5월에는 "반드시" 하는 여론이 비등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국회 상임위의 법안심사소위도 통과하지 못한 채 6월을 맞았다.
지난해 3차례 재난지원금으로 일부 손실 지원이 됐다고 보는 정부는 중복 지원이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일관되게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당은 보수, 진보를 떠나 한목소리인 도입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견이 조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안 심사에 소극적이다. 중복 지원이 소급 보상을 거부할 만큼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문제인지 묻고 싶다. 여당이 정작 필요한 재정 투입에는 머뭇거리면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만 입에 올린다면 선거용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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