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척추통증 주사, 코로나 백신과 같이 맞아도 될까요? 

입력
2021.06.05 06:00
0 0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한웅기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한웅기 교수

# 74세 여성 A씨는 오래된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몇 달에 한 번씩 척추주사를 맞고 있다. 통증이 심해 다음 달에도 척추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최근 보건소로부터 코로나백신 접종 통보를 받았다. A씨는 두 주사를 같이 맞아도 괜찮을지 걱정이다.

# 47세 남성 B씨는 척추협착증을 진단받고 간헐적으로 맞는 척추주사 치료로 통증 조절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사를 평생 맞아야 하는지, 또 앞으로 얼마나 자주 맞아야 할지가 걱정이다. 결국 수술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도 고민이다.

척추통증 주사, 맞아도 괜찮은 건가요?

근래 들어 ‘뼈주사’라는 부정적인 단어와 함께 척추통증 주사(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에 대한 두려움이 전보다 심해지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증 작용으로, 척추통증 외에도 많은 질환에 사용되는 유용한 약물입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약물과 비슷하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어떠한 경우에서든 무분별한 사용은 지양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닥터쇼핑으로 한 곳이 아닌 여러 병원을 다니며 척추주사 치료를 받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면서 주사를 맞게 되면 스테로이드 과다사용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척추주사는 가급적 한 곳에서만, 그리고 통증 전문의를 통해 치료를 받아야 적정량의 스테로이드를 주입함으로써 부작용의 가능성은 낮추면서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척추통증 주사와 코로나 백신, 같이 맞는다면?

뉴스를 통해 잘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질병관리청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 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의 복용 중단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후 면역세포의 면역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 비슷한 이유로 척추통증 주사 치료 시에도 스테로이드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현재 대한통증학회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백신 접종 일주일 전후(백신 접종 사이 전후로 한 주씩, 총 2주) 기간에는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기간을 피해 주사치료를 받는다면,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면역생성에 우려할 만한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척추주사 치료

척추주사 치료


척추통증 주사치료로 완치될 수 있나요?

일단 척추통증의 원인은 외상에 의한 통증, 악성신생물, 류마티스, 유전, 퇴행성 변화 등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원인은 퇴행성 변화 때문입니다. 퇴행성 변화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로 퇴행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방법입니다.

따라서 척추통증 주사를 통한 치료는 완치보다는 통증을 조절하면서 퇴행의 진행을 늦춘다는 관리의 개념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주사 치료 후에는 최소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통증이 많이 완화되는데, 주의할 것은 이 시기에 척추질환이 다 나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통증 증상이 나아진 후에는 바른 자세 교정은 물론 운동 및 재활치료를 꼭 해줘야 합니다.

척추를 지탱해주는 척추기립근과 복근과 같은 중심근육을 강화하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등 평소 꾸준한 노력에 따라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척추통증 주사 치료는 언제? 수술은 어느 때?

퇴행 변화의 완치는 사람이 젊어지지 않는 이상 불가능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척추수술을 통한 척추 퇴행변화의 완치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척추수술 후 통증이 완화되는 기간은 5~10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수술 후 통증이 재발하면 재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당연히 첫 번째 수술보다 난이도가 높고 수술 성공률도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젊은 환자들은 척추수술이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통증주사 치료의 경우 통증완화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주사치료가 수술보다 나은 선택은 아닙니다.

마비가 동반되는 등 척추통증 증상이 극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할 수밖에 없으므로, 반드시 척추통증 전문가와 상담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척추주사 치료로 효과가 부족하다면 수술보다는 부담이 적은 신경성형술과 같은 통증시술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신경성형술은 직경 2㎜의 얇은 관을 척추관에 삽입해 신경이 유착되고 압박되는 부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로, 피부 절개 없이 약물을 정확한 병변 부위에 주입할 수 있어 염증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척추통증은 평생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흔한 증상입니다. 대부분은 단순 통증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나아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거나 통증이 점차 심해진다면 허리질환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가급적 빨리 통증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척추통증의 주된 원인이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것인 만큼, 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젊었을 때부터 평소 건강한 척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자 치료법입니다.

이범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