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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시력에도 영향을?...황반변성 시력 상실 2배 이상 영향

입력
2024.11.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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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주광식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주광식 교수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란?

우리 눈의 뒤쪽에는 사진기의 필름처럼 상이 맺히는 ‘망막’이라는 구조물이 있고, 이 망막의 중심 부위가 ‘황반’입니다.

황반은 정밀한 시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문제가 생기면 물체가 왜곡돼 보입니다. 심하면 보고자 하는 중심 영역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 상대방의 얼굴을 인식하거나 독서 등의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황반의 이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 ‘나이 관련 황반변성’입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유전적인 소인과 여러 환경적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눈의 구조.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눈의 구조.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건성은 수년간 증세가 없고 좋은 시력을 유지하지만, 10% 정도는 습성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며 일부에서는 위축성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부에 ‘맥락막신생혈관(Choroidal Neovascularization)’이 발생해 시세포를 파괴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중심 시력의 저하가 발생하고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위축성 황반변성은 황반부 시세포가 서서히 위축되고 죽어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서양에서는 습성과 위축성 비율이 5대 5이지만, 우리나라는 약 8대 2로 습성의 비율이 높습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의 발병 원인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나이 자체가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40대에서 3.4%, 50대에서 14.2%, 60대에서 17.4%, 70대 이상에서는 24.8%로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65세 이상에서 가장 흔한 실명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상당히 진행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본인에게 병이 생겼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생기는 원인은 유전적인 소인과 여러 환경적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빈도가 높아지며, 황반변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황반변성 발생의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도 위험인자의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상인 시야(왼쪽)와 황반변성이 있는 사람의 시야. 물체가 왜곡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정상인 시야(왼쪽)와 황반변성이 있는 사람의 시야. 물체가 왜곡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나이 관련 황반변성의 치료

습성에 대한 치료로는 습성 황반변성 진행에 큰 역할을 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눈 안에 직접 반복 투여하는 것입니다. 이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시력의 예후가 많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 초기에 망막 전문의의 진료를 최대한 빨리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성에서 위축성으로의 진행은, 이전까지는 치료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약물 2가지(Pegcetacoplan, Avacincaptad Pegol)가 출시돼 미국에서 사용 중이며, 위축성 황반변성의 진행 속도를 20~30%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 의약품청에서는 약의 장기 효과와 안전성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승인하지 않았고, 우리나라에도 아직은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의 예방법

100세 시대에 건강한 눈을 위해 꼭 실천해야 하는 생활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입니다. 흡연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비흡연자에 비해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상실의 위험을 2배 이상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총흡연량이 증가할수록 나이 관련 황반변성 진행의 위험 역시 증가하며, 담배를 끊는 경우 나이 관련 황반변성 진행 위험도가 다시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됐습니다.

이 밖에도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계질환, 혈중콜레스테롤, 비만 등의 요인도 나이 관련 황반변성과 일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나 정기적인 운동과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통해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생각할 습관은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 약제를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시행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루테인, 지아잔틴, 비타민C·E, 아연, 구리 등 복합제제의 복용은 후기 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인 바 있습니다. 이러한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 약제의 꾸준한 복용을 통해 후기 황반변성으로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없는 정상인에서는 이러한 약에 대한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식생활을 통해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이나 견과류 등의 식품들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보다 권장됩니다.

신선한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 올리브 오일, 생선 등을 바탕으로 한 ‘지중해식이’ 역시 황반변성에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건강한 식생활 역시 중요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과다한 알코올 섭취나 자외선 역시 나이 관련 황반변성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된 만큼,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중년층, 특히 50대 이상이 되면 안과에서 안저 검진 및 안저 사진 촬영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적인 안저 검진을 통해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미리 진단하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적 검진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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