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8% 큰 지지... 보수혁신, 세대교체 열망
민주당 등 정치권 쇄신 경쟁 기폭제 되길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당대표에 선출됐다. 30대 원외 인사가 제1야당을 이끌게 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이 극심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의 변화를 바라는 보수층의 갈망이 큰 현실을 반영한다. 30대 정치인의 전면 부상은 한국 정치 전반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성 정당들이 소외돼 온 청년층 문제를 어떻게 정치 공론장으로 끌어와 해법을 제시할 것인지, 이를 위해 어떻게 정치 권력의 세대교체를 이뤄낼 것인지 과제를 떠안았다고 하겠다.
이 대표는 득표율 43.8%로 2위인 나경원 후보를 6.7%포인트 앞섰다. 당원 외 국민 여론조사에서의 몰표(58.8%)에 힘입은 것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 민심이 당심을 누른 것이다. 그는 대표 수락연설에서 “다양한 대선 주자들의 공존”을 강조하며 대선 승리 의지를 다졌고, 토론배틀을 통한 대변인단 공개경쟁을 실시하겠다며 변화의 일성을 냈다. 이 같은 시도를 통해 국민의힘은 과거와 달라지고 있음을 부각시키는 데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세대교체가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로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고, 국민의힘에 주어진 과제다.
이준석 바람이 변화의 외양은 갖추었으되 미래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 것은 한계다. 젠더 갈등을 이용한 혐오 정치를 동원하고 청년층에 소구하는 ‘능력주의 공정’을 내세우는 이준석식 포퓰리즘이 과연 청년 문제, 양극화 등 사회 현안의 해법인가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많다. 대선에서도 검증 대상이 될 이슈들이다. 당내에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힘은 급격한 세대교체가 가져올 불안에 대처해야 한다. 주류 중진들과 갈등을 빚지 않으면서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과정에 이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고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민의힘발(發) 세대교체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에 미치는 여파도 적지 않다. 얼마 전까지 국민의힘에 씌워졌던 ‘구제 불능 꼰대 정당’이라는 이미지는 이제 민주당을 묘사하는 데에 더 가까운 표현이 됐고 이에 대한 근본적 성찰 없이는 이탈한 지지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도 여당 내에 위기의식이나 대안 세력이 보이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 기성 정당들은 청년층을 정치에 끌어들일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 오랫동안 필요성이 지적됐지만 실현되지 못한 청년층의 정치 참여가 이 기회에 확대되고 제도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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