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 체제에서 개혁 보수 성향의 초선과 여성이 전면에 배치되고 있다. 30대 당대표 탄생이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당 전체의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할 만하다.
11일 당대표에 선출된 후 당직 인선 작업에 들어간 이 대표는 수석대변인에 황보승희 의원을, 비서실장에는 서범수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두 인사 모두 초선 의원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초선의 정책통 윤희숙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당직 인선에 여성과 초선 의원이 주요 키워드로 작동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또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원외 여성 전문가를 모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5명 중 3명(정미경?조수진?배현진)이 여성인 점까지 합치면 여풍과 세대교체 바람이 동시에 불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언론인터뷰에서 “지도부의 70%가 여성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 선출된 국민의힘 지도부의 평균 연령은 44.5세로 민주당 지도부 평균 연령(52.3세)보다 8.2세 어리다.
이 대표가 당권 경선 과정에서 여성 할당제 폐지 등을 주장해 젠더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는데 당직 인선에서 되레 여초 현상이 나오는 것은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이 대표의 의지와 별개로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시대적 변화를 자연스럽게 수용해 지지 기반을 넓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지리멸렬했던 보수 진영의 이 같은 변화는 우리 정치를 업그레이드하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젠 더 이상 ‘야당 복’ 타령을 하며 반사 이익에 기대서는 안 된다. 근본적 변화 없이는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각오로 쇄신 작업에 나서야 한다. 지금은 여야가 미래 비전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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