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신문 인터뷰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시위 당시
시민에게 군대가 습격받는 영상교육"
"시위대를 적으로 간주하게 해"
지난 3월 쿠데타에 불복종을 선언하고 미얀마군을 이탈한 전직 장교들이 "미얀마 병사들은 상부의 명령에 로봇처럼 복종하라는 교육을 받는다"고 일본 언론에 증언했다. 민주주의를 배운 적이 없고 민주화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적으로 간주하도록 세뇌교육을 받아 시민을 잔혹하게 탄압한다는 것이다.
5일 아사히신문은 쿠데타에 반기를 든 전 미얀마군 육군 대위 2명을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인터뷰한 기사를 게재했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쿠데타가 일어난 후 5개월 동안 미얀마군의 탄압으로 희생된 시민의 수는 890명에 이른다. 전직 장교들은 병사들이 시민에 대해 이렇게 잔혹한 탄압을 하는 이유로 미얀마군 내에서의 편향된 교육과 상부 명령에 무조건 복종을 원칙으로 삼는 군대문화 등을 들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미얀마 군인들이 일반 시민과 단절된 채 살아가며 각종 특혜를 누리고 사상 교육과 감시를 받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수도 네피도에서 근무하던 니토우타 대위는 지난 3월 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무를 포기하고 미얀마군에 항의하는 불복종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시민에게 발포하는 병사들을 보고 내린 결단이었다. 그는 시민에 대한 군의 탄압 배경에는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 지지자와 미얀마군 사이의 오랜 갈등이 있다면서 군 내부 교육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1988년 민주화 시위 당시 시민들이 가게에 불을 지르고 병사들을 습격하는 동영상 등을 병사 교육 때 반복해서 보여줘 시위대를 적으로 간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3월 양곤에서 군이 시위대에 실탄을 사용한 사실을 알고 부대를 떠난 토웅 먓 아웅 대위 역시 병사들의 잔혹 행위가 교육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는 “병사들은 대부분 논리적 사고를 하지 못하고 명령에 로봇처럼 순종한다”며 “지식으로서 민주주의를 배우지 못했고, 윗사람에 복종해야 한다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로 정치평론가 등과 교류를 하면서 “군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이상하다”라고 깨닫게 됐다고 한다.
두 사람이 군에서 이탈한 후 미얀마군은 그들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도피 중에도 연락을 주고받고, 시민들의 저항 활동도 돕고 있다. 니토우타씨는 소셜미디어에 “용기와 지혜를 올바른 장소에서 사용하라”고 올려, 다른 병사들도 자신의 뒤를 따르도록 호소했다. 토웅 먓 아웅씨는 시민 무장조직을 전술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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