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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DMZ 전역으로 이어지길

입력
2021.07.08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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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완전작전 기념식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완전작전 기념식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6·25전쟁 이후 미수습된 12만2,000여 위의 호국영웅들이 이름 모를 산야에 여전히 남겨져 있다. 이에 2000년 4월부터 국방부는 6·25전쟁 50주년을 기념하며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 '9·19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 군사당국은 비무장지대(DMZ) 공동유해발굴 추진에 합의한 이후 오랜 기다림 속에 20여 년 만에 2019년 4월 DMZ에서도 유해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 화살머리고지가 남북공동유해발굴 장소로 선정된 것은 유해발굴 가능성, 상호 접근성 등을 고려한 것이다. 우리 단독으로 진행됐다는 점이 아쉽지만 접근조차 쉽지 않았던 DMZ 내 유해발굴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지난달 5일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화살머리고지 전투 추모 행사가 열렸다. 신원이 확인된 네 분의 국군전사자 유가족을 모신 가운데 진행된 행사였다. 아버지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던 네 살배기 어린 아들은 올해 일흔두 살이 됐다. 아버지가 전사한 전투 현장을 처음으로 찾았다. 백발의 아들은 술과 음식을 꺼내 놓고, 전투가 벌어졌던 방향으로 아버지께 절을 했다. 남은 술을 현장에 뿌리는 아들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고 한다.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들은 "초대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다. 유해발굴은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과거와 오늘, 선대와 후대로 잇는 과정이다.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6월 24일 2년 반의 여정을 일단락 짓는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완전작전 기념식'이 열렸다. 국방장관이 직접 행사를 챙기며, 묵묵히 발굴에 참여한 장병의 그간 노고를 치하하고 DMZ 유해발굴 지속 의지를 다졌다. 필자는 2019년 가을에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현장에서 발굴한 유해만 잠정 424구다. 10만1,000여 점의 유품과 발굴된 유해 중 아홉 분이 국군전사자로 확인되어 70여 년 만에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모셔올 수 있었다. 코로나19 위협, 폭염·집중호우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장병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였다. 이제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을 마무리하고 백마고지에서 이어나갈 예정인데 이곳에서도 많은 호국영웅들의 귀환을 기대해 본다.

우리는 1만여 위 호국영웅이 차디찬 전장, DMZ에 남아 계신 것을 기억해야 한다. 6·25 전사자 직계 유가족들이 칠순을 훌쩍 넘기고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년이 되어버린 유가족과 '멈춰버린 시간'에 갇힌 호국영웅과의 재회가 조속히 이뤄지길 염원하며, DMZ 내 유해발굴이 백마고지에 이어 온 산천초야로 확대되길 바란다. "호국영령에게 마지막 임무를 명하노니, '하루라도 빨리 귀환할 것!' 사랑하는 조국과 유가족의 품으로..."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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